"GMO(유전자변형식품), 그간 오해… 식량난 막을 해법 될 수 있어"
김충령 기자
[GMO 찬성론으로 돌아선 英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 訪韓]
유전자변형식품 관련 사고, 지난 10년간 단 한 건도 없어 GMO 식량원조 거부한 잠비아… 기아로 수천명 목숨 잃기도 지구온난화로 식량생산 적신호… 가뭄견디는 옥수수 등 도움될것
"지난 10여년간 과학적 근거 없이 유전자변형식품(GMO)을 악(惡)으로 매도했습니다. GMO는 식량 위기에서 수백만명의 목숨을 구할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영국의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40)는 1990년대 후반부터 국제 환경 단체 원월드넷(OneWorld.net) 등에서 지구온난화와 GMO 등의 심각성을 알리는 활동을 펼쳐 왔다. 저술가·기자·방송해설가로 영역을 넓혀가며 전 세계인들에게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을 호소했다. 그가 펴낸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2006)은 2008년 환경재단이 선정한 기후변화 필독서에 꼽혔고, '6도의 악몽'(2008)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KBS를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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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만난 마크 라이너스는“입장을 바꾼 후‘대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았느냐’는 등의 악성 메일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기병 기자
그런데 지난 1월 그는 돌연 GMO와 관련된 자신의 입장을 뒤집었다. 지구온난화가 가져올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GMO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의 블로그와 메일함에는 비난글이 쇄도했다. 3일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사장 이철호) 초청으로 방한한 라이너스에게 입장을 바꾼 이유를 물었다.
라이너스는 GMO 반대론이 반(反)과학적 환경보호론에 근거한다고 주장했다. 2008년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진행하며 GMO 반대가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환경운동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공신력 있는 학회의 견해를 인용하면서, 같은 학회의 GMO 찬성 입장은 애써 무시합니다." 그는 전통적인 농업 방식에도 돌연변이 유발을 활용하는 등 독특한 종 변형 방식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라이너스는 "식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을 나 같은 환경운동가들이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종(種)들 간의 유전자를 혼합하는 것이 너무도 부자연스럽고, 뭔가 잘못된 일이 벌어질 것 같았죠." 지난 10여년간 GMO로 인한 사고는 단 한 건도 보고된 바 없다고 했다.
또 반과학적 환경보호론은 모순된 환경정책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50년경 세계 인구는 90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앞으로 40여년 내에 20억~30억명을 더 먹일 식량이 필요하다. 반면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식량 생산 전망은 적신호다. "아프리카에서 가뭄을 견디는 옥수수, 비타민A 결핍으로 인한 아동 사망을 막을 황금쌀(Golden rice), 살충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유전자 변형 목화가 그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라이너스는 "GMO 식품은 현재 과학적으로 검증돼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GMO에 대한 반과학적 입장에 회의를 품은 지 오래였지만,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는 어려움이 따랐다고 했다. "실제 있지도 않은 GMO 피해 사례가 인터넷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기도 했어요. 2002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선 정부가 GMO에 독성물질이 있다고 오해해 GMO 식량 원조를 거부했다 수천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책임 있는 환경운동가로서 스스로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것입니다."
라이너스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이 주최하는 식량 안보 세미나 'GMO의 과학적 진실과 이용'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다. 5일에는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학에서 '지구온난화와 식량 안보'를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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