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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화 어떻게 할 것인가-대만 사례 - 농민신문
[ 2014-05-02 14:09:31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12458        
링크 #1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31508&page=1 , Hit: 11107
창간 50주년 특별기획 50부작⒀쌀 관세화 어떻게 할 것인가-대만 사례

2003년 시장 개방…아직은 TRQ물량외 추가 수입량 ‘미미’

쌀수출국, 유예 대가로 의무수입물량 확대 요구
이미 쌀공급과잉…‘추가 증량은 무리’ 전환 결정
개방 초기 쌀도매업체들 투매로 값 급락 등 혼란
긴급구제 발동·농가에 차액분 현금 지급 등 진통
재배면적 2년만에 회복…수매제·휴경보상제 유지

  대만 최대 쌀브랜드업체인 ‘삼호미’ 직원들이 자체 창고에서 미국산 등 수입쌀의 보관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삼호미는 수입쌀 2만t을 포함해 연간 12만t의 쌀을 취급하고, 수입쌀과 대만쌀을 한곳에서 보관한다.

 대만은 2002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쌀에 한해 1년간 관세화를 유예했다. 대만은 이후 관세화 유예와 전환을 놓고 고심하다 2003년 관세화로 전환하게 된다. 대만의 쌀 관세화 과정은 두번의 관세화 유예 이후 또다시 관세화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본지는 대만의 쌀 관세화 결정 배경과 관세화 조건 등을 알아보기 위해 대만 현지를 취재했다. 대만 쌀 담당 고위공무원, 쌀 수입상, 대형마트 쌀 담당자, 대학교수, 쌀 주산지 농협 임직원, 쌀농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쌀 관세화를 둘러싼 이야기를 들었다.


 ◆관세화 전환 이유는=추가 유예를 할 경우 쌀수출국들이 의무수입물량(MMA)을 크게 늘려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만은 2002년 관세화 유예 대가로 1990~1992년 소비량의 8%인 14만4720t을 MMA로 수입하는 상황이었다. 특히 대만은 당시 쌀 공급과잉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미국 등은 추가 유예시 매년 2%씩 16%까지 MMA를 증량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결국 대만은 추가 MMA 증량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장금영 대만농업위원회 농량서 식량수매과장은 “MMA가 증량되면 대만 쌀산업에 악영향이 너무 크고,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TRQ 초과수입이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해 관세화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MA는 관세화 전환 이후 저율관세할당(TRQ)으로 관리된다.


 2002년 WTO 가입과 동시에 관세화를 하지 않은 것은 대만 쌀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대만은 중국의 급부상으로 인해 타국과의 외교가 단절되는 등 국제적 미아나 다름없었고 이러한 난국 타개를 위해 WTO와 같은 국제기구 가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진소진 식량산업조 부조장은 “개도국 지위가 아닌 선진국 지위를 수용하는 등 WTO 가입을 위해 농업희생이란 비싼 입장료를 내야 했다”면서 “쌀시장 개방에 대한 대만 쌀산업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예기간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화 전환시 반발 없었나=쌀 농가들의 동요가 심했다. 소충욱 초둔진농회(지역농협) 총경리(전무이사)는 “대만처럼 쌀이 남아도는 나라에서 쌀시장을 개방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시위하는 농가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쌀농가인 임가우씨도 “심리적인 충격과 함께 대만 쌀산업의 붕괴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학계나 국회에서는 “MMA 증량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주장이 우세했다고 한다.


 농가의 반발과 불안심리를 잠재운 것은 대만정부의 노력이었다. 대만정부는 관세화가 되더라도 수매제와 휴경보조금이 유지돼 소득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쌀농가들을 안심시켰다. 또 관세화가 되더라도 TRQ 이외의 수입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황경건 무봉구농회 총경리는 “정부의 수매와 휴경보조 약속이 없었다면, 관세화에 대한 농가 반발이 심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관세율은 어떻게 설정했나=TRQ 초과물량에 대해 ㎏당 45대만달러(NT$·원화 1545원)로 관세율을 정했다. 이는 기준연도 관세상당치(TE)인 53대만달러에서 15%를 감축해 산출한 수치다. 당시 종가세로 환산하면 562.5%에 해당되는 높은 수준이다. TE는 농업협정문 부속서 5의 첨부 규정에 따라 국내가격과 국제가격의 실제 가격차이로 계산했다. 국내가격으로는 대만의 ‘브랜드 백미’ 도매가격을, 국제가격은 기준연도 태국산 수입가격을 각각 적용했다.


 ◆관세화 조건은=미국·호주·태국이 높은 관세율에 이의를 제기해 WTO 최종 승인까지 5년이나 소요됐다. 대만은 결국 쌀수출국의 국가별 쿼터를 보장해줘야 했다. 또 쌀수출국의 요구로 수입쌀의 사료용·원조용 사용이 금지됐다. 수입쌀의 소매판매가 가능하도록, 수입쌀을 대만산과 동일하게 취급하도록 하는 조건도 명시했다. 높은 관세율과 수매제도 유지 등을 위해 일본에 비해 좋지 않은 조건을 받아들인 것이다.


 ◆관세화 이후 혼란 없었나=관세화 첫해인 2003년 심각한 혼란이 발생했다. TRQ 이외의 물량까지 수입되면서 수입쌀이 시중에 대거 유통될 것이란 비관론이 확산됐다. 불안감을 느낀 쌀도매업체들이 쌀 투매에 나서 쌀값이 급락했다.


 이에 대만정부는 그해 5~12월까지 특별긴급구제제도(SSG)를 발동했다. SSG 기간에는 TRQ 이외의 수입쌀에 대해 33.3%의 추가 관세가 적용됐다. 10월에는 산지 쌀값이 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하자 쌀농가에게 기준가격과의 차액분을 현금으로 지원했다. 재원은 ‘농산물 수입피해 구제기금’에서 충당했다. 농회·양곡상 등에 저리의 벼매입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기존 수매제와는 별도로 여량수매제를 긴급 실시, 사실상 전량 수매에 들어가고 휴경보조금의 단가도 인상했다. 이런 노력으로 2005년부터는 벼 재배면적이 2003년 수준으로 원상회복됐다.


 ◆관세화 전환 이후 쌀정책은=수매제와 휴경보상제를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수매제는 연간 쌀생산량(160만t)의 25% 정도를 정부가 수매하는 제도다. 수매제를 유지하는 데 연간 60억~70억대만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2000억~2400억원에 달한다. 농업보조총액(AMS)의 대부분을 쌀이 차지할 정도로 쌀에 대한 재정적 투입이 많다.


 쌀농가들이 번갈아가며 농사를 쉬는 휴경보상제도 유지한다. 이는 WTO의 허용보조(그린박스)에 해당된다. 그 외에 고품질 정책, 계약재배 확대 등의 정책들을 펼쳐왔다.


 ◆관세화에 대한 평가는=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이는 TRQ 이외의 추가적인 수입물량이 미미하고 대만정부가 수매제와 휴경보상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영걸 대만대 교수는 “TRQ 이외 추가적인 수입량이 미미해 관세화 결정이 옳았다는 생각이 주류”라면서 “어차피 가야 할 길이기에 어렵게 결정해 미리 간 것이고, WTO 가입을 위해 대만농업이 희생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타이베이=남우균 특파원 wkna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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