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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관세화 어떻게 할 것인가-우리의 선택은 - 농민신문
[ 2014-05-02 14:13:33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9881        
링크 #1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31503&subMenu=dsearch&key , Hit: 10715

창간 50주년 특별기획 50부작⒀쌀 관세화 어떻게 할 것인가-우리의 선택은

‘현상유지’ 또는 ‘완전개방’ 결정후 WTO에 9월까지 통보

현상 유지,개방안하고 MMA물량 증량도 없어 ‘최상’“법률·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의견이 다수
관세화, 쌀시장 완전개방…MMA 물량은 현수준서 고정
쌀, 개방품목으로 인식되고 다른 FTA에도 영향
웨비버(일시 의무 면제) 신청, 한시적 개방유예 조치…동의절차 매우 까다로워
의무수입증가·다른 농산물 대신개방 등 실익없어


 우리나라는 9월 말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쌀 관세화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이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관세화 전환 ▲현상 유지 ▲웨이버(일시적 의무면제) 신청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하지만 어느 카드를 선택할지 쉽게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관세화 전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지만 일부 농민단체의 반발이 여전하다는 것이 부담이다. 세가지 카드가 무엇이고 각각의 장단점, 논의 동향 등에 대해 알아본다.


 ◆현상 유지, 최상이긴 한데…=흔히 스탠드스틸(stand-still)로 불리는 현상 유지는 말 그대로 관세화 유예를 지속하면서 의무수입물량(MMA) 증량 등 추가적인 부담도 지지 않는 것을 말한다. 우리로서는 최상의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통합진보당, 일부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현상유지 근거로 쌀 관세화 유예를 10년간 연장했던 2004년 쌀 협상 당시 협정문에 ‘2015년부터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것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들고 있다. 특히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이 장기 표류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각각 2001년과 2005년 이후 추가 양허를 하지 않고 현상 유지를 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DDA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는 쌀의 관세화를 미루면서 MMA 물량도 더 이상 늘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1994년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에 따라 각국은 농산물 관세를 선진국은 6년(1995~2000년)에 걸쳐 최소 15%, 개도국은 10년(1995~2004년)에 걸쳐 10% 이상 감축하도록 했다. 또 WTO는 이후의 농산물 관세 감축을 다룰 DDA 협상을 2001년 출범시켰다. 하지만 DDA는 협상 타결 시한인 2004년을 넘겨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상 유지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이를 토대로 한다.


 ◆관세화, 쌀시장의 완전 개방=현상 유지가 최상의 선택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현상 유지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것이다. 정부와 많은 전문가들은 “법률적·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다. 2004년 쌀 협정에 2015년 이후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더 이상 관세화 유예라는 특별 취급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주장이다.


 UR 협상은 1994년에 이미 타결된 협상이기 때문에 이 협상에서 발생한 의무, 즉 모든 농산물을 관세화 방식으로 개방한다는 의무를 지키지 않을 방법은 없다는 얘기다. 나아가 DDA는 새로운 규범 및 시장개방을 논의하는 협상으로 타결 전까지 각국에 부여되는 새로운 의무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내년부터 쌀의 관세화 의무가 발생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는 쌀도 관세화 방식으로 개방하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현실적 카드라는 것이다.


 필리핀의 사례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함께 2004년 협상에서 관세화를 유예했다. 다른 점은 10년 유예를 받은 우리와 달리 2012년까지 7년 유예를 받았다는 점이다. 필리핀은 관세화 유예 종료가 다가오자 2011년 11월 관세화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후 관심을 나타낸 9개국과 협상을 벌였지만 ‘WTO 농업협정상 쌀 관세화 유예의 연장은 1회에 한해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미국·호주·캐나다의 반대에 부딪혀 재연장에 실패했다. 이후 웨이버 협상을 이들 9개 국가와 벌이고 있지만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MMA 증량은 물론 기타 농축산물의 과도한 추가 개방 요구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버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필리핀의 한 농무관은 “현상 유지가 가능하다면 필리핀이 왜 이 어려운 의무면제 협상을 추진하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웨이버 신청, 실익 없는 것으로 판명=현상 유지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관세화 전환도 방법이 아니라면 필리핀과 같이 웨이버를 신청하는 카드가 있다. 웨이버란 관세화 유예를 의미하지만, 한시적이라는 점이 다르다. WTO 설립을 위한 마라케시 협정이 웨이버 신청의 근거다. 일단 웨이버 신청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WTO 상품무역이사회 승인을 거쳐 일반이사회 또는 임시회의에서 회원국 4분의 3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만장일치다. 한 나라라도 강하게 반대하면 통과시키지 않는 것이 WTO의 관례다.


 하지만 웨이버 신청에는 많은 대가가 따른다는 것이 문제다. 필리핀의 경우 MMA 물량의 2.3배 증량(35만→80만5000t), 모든 희망국가에 MMA 국별 쿼터 제공, MMA 물량의 관세율 인하(40→35%), 의무면제 기간이 끝나는 2017년 7월 이후 관세화 전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상당한 ‘대가’를 제시했다. 그런데도 일부 협상 상대국이 쌀 이외의 자국 관심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동식물 위생·검역 기준(SPS) 완화 등 추가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6차례에 걸친 웨이버 협상이 모두 결렬됐다.


 우리나라는 농축산물 수출국 입장에서 필리핀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다. 우리가 웨이버 신청을 하면 많은 국가들이 달려들어 쌀의 MMA 증량은 물론이고 여타 농축산물에 대해서도 과도한 추가 개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필리핀과 우리는 근본적으로 사정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MMA 물량의 몇 배에 달하는 200만t가량의 쌀을 매년 수입하는 필리핀은 MMA 물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MMA 물량이 전체 수입 물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MMA 물량 증량이 국내 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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