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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미뤄온 쌀시장 관세화(전면 개방) 여부를 결정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정부와 농민단체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경기 의왕시에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대강당에서 쌀 관세화 유예 종료와 관련한 마지막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공청회에는 쌀 개방 반대를 주장하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측에서도 토론자로 참석한다. 농식품부는 16일부터 전국 6개 권역에서 쌀 관세화 문제를 포함한 통상현안 지역설명회를 열고 막바지 의견 수렴에 나섰다.
정부는 공청회와 지역설명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이달 27일쯤 대국민 담화 형식으로 ‘관세화’를 선언하고 쌀산업 발전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무게중심이 관세화 쪽으로 기울어진 만큼 대책에는 쌀 농가의 불안감 완화와 식량 생산기반 유지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농식품부는 국회·농민단체를 대상으로 관세화 전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면서 9월 말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할 내용을 점검하고 있다.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일단 6월 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관세화 여부에 대한) 정부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며 “우리 쌀산업에 최선의 선택이 되는 방향으로 정부 입장을 결정하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농민단체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27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한국농축산연합회는 12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쌀 관세화 문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관세화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 방향이 정해지면 연합회 차원의 입장과 우리 쌀산업의 유지 방안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낼 예정이다.
농축산연합회 관계자는 “의무수입물량을 늘리지 않고 관세화 유예 상황을 유지하는 게 최선의 방안이지만, 국내외 여건상 관세화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이날 회의의 대체적인 분위기였다”며 “위기에 처한 쌀산업의 확실한 보호 방안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축산연합회는 관세화에 따른 국내 쌀산업 유지대책으로 ▲농업정책자금 금리 인하 ▲혼합쌀 유통 금지대책 ▲겨울철 논 이모작 직불금 지원단가 인상 ▲미곡종합처리장(RPC)의 농사용 전기료 적용 ▲산지유통업체에 대한 벼 매입자금 금리 인하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준봉 농축산연합회 상임대표(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는 “정부가 관세화 선언에 앞서 자유무역협정(FTA)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서 쌀만큼은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줘야 한다”며 “농업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관세화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전농은 정부가 서둘러 쌀시장 개방 문제를 매듭지으려 한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농·전여농 등 진보적 농민단체가 참여하는 ‘농민의 길’은 28일 회원 5000여명이 참여하는 쌀 개방 반대 전국농민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박형대 전농 정책위원장은 “4월로 예정됐던 국회 상임위 차원의 쌀 관세화 관련 공청회가 연기되는 등 지금까지 국회 차원의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며 “단 한번의 정부 합동 공청회를 통해 우리나라 입장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너무 성급한 판단”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쌀시장 개방은 결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국회·농민단체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남우균·김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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