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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뜸했던 통일논의가 활발하다. 연초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은 대박’ 발언에 이어 7월15일 ‘통일준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이 조금씩 더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농업 분야는 통일 한반도의 성공적인 밑그림을 완성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농업은 교류 자체가 정치적 색채를 띠지 않는 데다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남북을 하나로 묶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어서다.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을 만나 미래 통일 한반도의 농업은 어떤 모습일지, 또 지금부터 미리 준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 최근 통일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당장 통일이 되면 농업부문에서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북한 농업 노동력의 유입일 것이다. 현재 북한은 전체 인구(2485만명)의 35% 정도인 860만명이 농업부문에 종사해 남한 농업인구(290만명)의 세배 가까이 된다. 당장 통일이 돼 물리적으로 합해지면 남북한의 농업 노동력은 1150만명이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통일로 거주이전과 직업선택의 자유가 주어진다면 현재 북한 농업인구의 일정 부분은 비농업부문으로 옮겨갈 것으로 본다. 이를 완화하려는 정책이 마련될 것을 감안할 때 통일 시 한반도 전체 농업인구는 전체인구(7390만명)의 12%인 900만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 현재 남북한 농업부문은 생산성 격차가 큰데.
▶생산성 격차는 농가 간 소득 격차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특히 북한은 주로 곡물 생산 위주로 협동농장을 운영해 왔기 때문에 북한 농업인은 축산이나 채소·과일 등 소득작물 재배 경험이 미약하다. 이로 인해 남북한 농산물 시장이 통합된다고 해도 초기에는 북한의 농가 호당 소득은 남한의 절반 수준을 넘기가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남북한 농업인의 소득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북한의 농업생산성을 증대시키고 농업인 교육과 지도를 통해 재배 작물의 다양화를 꾀하는 것이 급선무다.
― 통일농정의 주요 이슈는.
▶만약 소득 격차 해소에만 농정의 초점을 맞춰 북한지역 곡물 재배면적이 급작스럽게 축소되면 채소·과일 등 소득 작물의 공급 급증으로 시장에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통일농정은 농업부문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각 산업 부문 간 소득 균형, 식량안보의 유지, 국토의 균형발전 등 국가의 어젠다(의제)를 우선 고려한 다음 농업부문 내에서 미시적인 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체적으로는 ‘농업구조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도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협동농장 개편과 관련해 농지처리문제나 농업경영 및 지도조직의 개편, 가족농을 포함한 농업경영체의 육성, 농자재 공급 등이 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협동농장은 개편 방식에 따라서는 규모화를 통한 글로벌 농업 경쟁력 향상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농업부문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지금부터 남북한 농업교류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전 농업교류는 현재 남북한 농업 각각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상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축산분뇨의 이동을 통해 남한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은 농지의 지력 증진과 함께 농업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민간부문의 농업교류는 북한의 시장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돼 결국 북한의 개혁과 개발을 촉발시켜 통일을 앞당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최근 통준위 첫 회의가 열렸다.
▶통준위는 각 정부부처가 해당 분야별로 맞춤형 통일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통일 준비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는 우리 국민들이 통일을 염원하도록 생각을 변화시키고 남북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다.
최상일 기자 csi1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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