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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우리나라는 쌀 시장 빗장을 완전히 풀고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지난 20년간 두 차례에 걸쳐 보류됐던 쌀 시장 개방은 정부가 18일 관세율 513%로 결정함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누구든지 관세만 내면 외국산 쌀을 수입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우리 국민의 주식으로서 가장 중요한 소득 작목이며 농업의 근간인 쌀 재배농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국내 쌀 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한숨소리가 농가 여기저기서 툭툭 터지고 있어 체질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식량 안보의 의미가 더 없이 큰 우리 쌀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때를 대비해 일찍부터 우리 쌀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차근차근히 다져왔다. 우리나라 쌀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벼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해 왔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 품종의 도입과 육종으로 인공 진화를 시작해 ‘통일벼’를 탄생시킴으로써 식량자급을 달성한 농진청은 이제 새로운 시대적 요구와 여건 변화에 부응한 생산성 유지와 품질, 맛, 건강 기능성으로 승부하는 다양한 벼 품종을 개발해 세계 쌀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노리고 있다.
농진청의 벼 인공진화 50년의 결과물은 △여러 가지 유색미를 비롯해 건강증진 및 의약보조용 기능성을 강화한 쌀 △현대인의 식생활 변화에 대응하고 소비 다양화를 위한 가공식품용 쌀 개발 등이다.
또한 △가축사료와 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한 총체사료용 벼 개발 외에도 △식량안보의 선제적 대응과 최소한의 식량자립을 위한 쌀 연구기반 확보 △통일을 대비하고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품종 개발 △산업 의료용, 소재용 쌀품종 개발을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반만년 동안 우리 민족의 삶과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벼와 쌀이 환경과 시대 요구에 부응하면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며 진화해온 흥미진진한 과정을 들여다보고, 특히 신토불이의 개념에 입각해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국산 쌀의 가공식품 용도별 맞춤형 원료의 기능 특성과 소재화 성과를 재조명해 시장 개방시대 식량안보의 선제적 대응과 식량 자립을 위한 소비 촉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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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진청에서 개발한 다양한 기능성 쌀 | “양에서 질로”…통일벼 이어 일품·운광 등 탄생 세계 시장 겨냥 맛·건강성 뛰어난 품종 속속 개발
◇ 벼의 진화
벼는 밀, 옥수수와 함께 세계 3대 식량작물로 재배된 후 여러 경로를 거쳐 중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래 벼는 쓰러짐과 병에 약하지만 우리 풍토에 맞게 추위에 강하고 물이 부족해도 잘 자라는 품종으로 진화했으며, 시대적 요구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연스럽게 품종이나 재배방법이 분화 변천됐다.
우리 벼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 품종의 도입과 육종으로 인공진화를 시작했지만 격동의 1960년대까지 수량성이 정체돼 국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기에는 미흡했다. 그래서 보릿고개를 벗어나기 위한 수량증대에 역점을 두어 1970년대 ‘통일벼’를 개발함으로써 식량자급을 이루게 됐다.
이후 수량성뿐만 아니라 맛도 좋은 양질 품종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면서 통일형 품종의 개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수량성과 품질을 두루 갖춘 ‘화영벼’, ‘동진벼’, ‘일품벼’ 등 자포니카 품종이 개발됐다.
그 여세를 몰아 품질 고급화와 재배안정성을 강조하는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입맛과 농업인의 요구에 맞춘 ‘운광’, ‘고품’, ‘삼광’ 등 최고 품질의 벼가 탄생한다.
“밥이 보약”…발육 촉진·성인병 예방 품종 선봬 식의약 소재로도 활용…대학·병원서 임상 연구 전남에 단지 조성 ‘삼광 발아현미’ 대량 생산
◇ 밥이 보약…건강 증진·의약보조용 기능성 쌀 속속 개발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말 그대로 밥이 보약인 ‘기능성 쌀’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맛에 기능성을 더한 유색미를 비롯해 건강증진 및 의약보조용으로 기능성분을 강화한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요구가 증대돼 이에 부응하는 맞춤형 품종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아미노산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의 발육을 촉진시키는 쌀 품종은 밥맛이 좋은 ‘하이아미’와 아미노산 중에서도 라이신이 다량 함유된 ‘영안’이 있다. 특히 ‘영안’의 경우 동물성 단백질에 많이 존재하고 식물성 단백질에는 그 함유량이 적어 곡물 섭취량이 많은 동양인에게 부족하기 쉽고,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외부에서 섭취해야하는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인 라이신이 다량 함유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영양덩어리 발아현미의 성인병 예방 기능성과 밥맛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발아현미용 벼 품종으로는 ‘삼광’과 ‘큰눈’ 등이 있다. 이들 품종은 가공적성과 식감이 우수하고, 식이섬유, 미네랄 외에도 신경전달물질로서 혈압강하 효과가 있어 당뇨에 의한 합병증, 간과 신장기능 개선, 뇌세포 대사 촉진,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강화 등의 기능이 있는 가바(GABA: Gamma Amino-Butyric Acid) 함량이 높다.
‘큰눈’의 경우 배아(쌀눈)가 일반 쌀보다 3배 정도 크기 때문에 발아현미로 가공하면 두뇌활동을 증진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가바(GABA) 성분 함량이 9배 정도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발아현미는 현미 자체를 원료로 상품화하기 때문에 무농약 친환경재배로 생산한 것만 사용하도록 식품위생법에 규정돼 있고, 현미 품질 규격도 완전립 비율과 동시발아율이 90% 이상인 최상의 품종만 사용된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농진청은 발아현미 가공전문업체인 (주)미실란 및 친환경 유기농 재배농가와 연계해 전남 곡성군 일원에 50ha규모의 발아현미 원료곡 대량생산단지를 조성해 2011년부터 국내 최고품질의 ‘삼광벼 발아현미 제품’과 이를 가공한 미숫가루 현미차 등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또 ‘흑광’, ‘흑진주’의 검은 색소는 항산화 작용뿐만 아니라 성인병을 예방하는 안토시아닌과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해 노화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어르신용으로 적합하며, ‘건강홍미’는 인체에 유해한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인 페루릭산, 에피게닌, 텍시폴린 등 폴리페놀성분 함량이 높다.
식의약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성이 강화된 쌀들도 있다. ‘조생흑찰’은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없애는데 효과적이다. ‘홍국쌀’은 상주찰벼에 붉은 누룩곰팡이인 홍국균을 접종해 발효한 쌀로, 홍국의 주요 기능 성분인 모나콜린K는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눈큰흑찰’은 지용성 활성 성분인 감마오리자놀과 토코페롤을 함유하며, 대사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과가 탁월한 ‘밀양 263호’, 빈혈 예방에 좋은 ‘고아미 4호’ 등이 개발되면서 이제 쌀은 단순히 배고픔을 달래는 식사개념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기능성식품의 범주까지 넘보고 있다.
농진청 답작과 김보경 과장은 “기능성이 강화된 쌀들을 식의약 소재로 활용하기 위해 대학이나 병원과 동물 실험, 임상 시험 등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2017년까지 생활습관병에 도움이 되는 쌀 등 기능성 쌀 10품종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 호에 계속>
[특수미 품종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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