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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이득공유제는 정의다 - 농민신문
[ 2015-01-06 10:57:15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10088        
링크 #1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46105&page=1&ar_part1=15&ar_part2=&ar_type=3 , Hit: 10585

[양승룡 칼럼]무역이득공유제는 정의다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2004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10년간 미국·중국·유럽연합(EU)·인도·베트남 등과의 무역자유화 협정이 숨 가쁘게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거의 완성된 한국의 ‘FTA 지도’는 속도 면에서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그려졌을 뿐 아니라, 체결국의 인구수도 60억명에 이르러 전 세계의 85%를 커버하는 거대한 규모다.


 이는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에 엄청난 기회가 되는 반면,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농업에는 세계 최강의 농민들과 생존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처절한 현실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FTA 무역자유화로 이익을 얻는 산업의 이익 일부를 환수해 피해를 입는 농업에 지원하는 소위 무역이득공유제를 위한 FTA 지원특별법 개정안이 2012년 국회에 상정됐다. 그러나 이 법안은 2년이 지나도록 정부의 반대로 법사위에 계류 중에 있다.


 무역이득공유제를 반대하는 논리는 헌법에 명시된 자유경쟁 및 사유재산권을 위협하는 ‘위헌론’과 무역이익의 크기와 수혜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기술적 불가론’이 주를 이룬다. 우선 무역의 이득을 추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현재 FTA 피해보전직불제를 실행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FTA로 인한 농업의 피해를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양한 상황에 따라 수입기여도를 추정해 농업의 피해를 보상하는 노력을 고려할 때 FTA 수혜산업의 이득을 추정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불가능한 과제가 아니다.


 무역이득공유제가 헌법에 반한다는 주장은 더욱 설득력이 떨어진다. 헌법 119조는 1항에 자유로운 경제 질서를 존중함을 명시하면서도 2항에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적정한 소득의 배분을 유지하고,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해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해 산업간 이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FTA가 무역확대를 통해 경제성장과 국부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정부의 정책변화로 인한 일부 산업의 피해를 허용하는 공리주의적 관점을 실용적인 측면에서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FTA가 특정산업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산업에 보상하는 무역이득공유제는 헌법에 명시된 경제민주화 정신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이다.


 무역이득공유제의 보다 높은 명분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명시돼 있는 ‘정의(justice)의 실현’에 있다.


한국사회에 정의신드롬을 불러 온 하버드대의 마이클 샌델 교수는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 만들 수 없다고 설파하면서 사회는 시민들이 사회 전체를 걱정하고 공동선에 헌신하는 태도를 키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의론(Theory of Justice)>을 저술한 하버드대의 롤스 교수는 보다 분명하게 정의를 정의(定義)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은 전체 사회의 복지라는 명목으로 유린될 수 없는 정의에 입각한 불가침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정의는 타인들이 갖게 될 보다 큰 선을 위하여 소수의 자유를 뺏는 것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소득과 부를 불공평하게 분배할 때는 사회의 최소 수혜자도 이익을 얻을 수 있을 때 정의롭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체 경제와 국민을 위한 FTA로 인한 농업의 피해를 충분히 보상할 때 비로소 우리 사회는 정의롭다고 할 수 있다. 제도 실행을 위한 기술적 난제는 전문적 식견과 중지를 모으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정부는 헌법에 명시된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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