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이득공유제는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협력 중소기업과 나누는 것을 골자로 하는 초과이익공유제보다 명분이 있으며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집단 간 이득과 피해가 엇갈리는 것을 교정시킬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이라는 논리가 제기됐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8일 유성엽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정읍)과 최재천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서울성동갑), 홍영표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인천부평을), 심재권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서울강동을)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관한 ‘FTA 시대, 무역이득공유제 왜 필요한가?’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무역이득공유제란 FTA 이행으로 인한 해당 산업별 순이익을 조사·분석, 순이익이 발생한 해당 산업별로 일정 부분을 환수해 피해를 입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농어업인 등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농업인 등의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2012년 6월 홍문표 의원(새누리, 홍성·예산)이 대표 발의한 뒤 지금까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 교수는 “어떤 정책 변화로 피해를 보는 집단이 발생한다면 피해 집단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며 “피해보상 재원을 일반 세금으로 한다면 FTA를 통해 피해를 크게 입은 집단은 자신들의 세금으로 FTA 피해보상을 한다는 것이 마음 편할 리 없다”고 말했다.
이어 “FTA에 따른 이득과 피해를 산출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하지도 않아 검토가 필요하며 정부도 어렵다는 이야기만 하지 말고 공감대를 형성할수 있는 답을 마련해줘야 한다” 며 “이득 집단에서 FTA 이득으로 얻는 수입 일부분을 피해보상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한다면 상당한 명분과 합리성을 갖춘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2년째 관련 법안이 계류되는 등 방치 상태에서 정부가 무역이득공유제 여건 조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직무태만이다”라며 “이 문제를 해결한 후 한·중 FTA 국회비준에 임해야하며 무역이득공유제는 의지의 문제로 필요성과 법·제도의 정당성은 충분하다”고 무역이득공유제 도입을 촉구 했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무역이득공유제의 타당성으로 △농업 부문의 소외와 오해 △농업부문의 일방적 피해 △지속되는 무역자유화 △농업부문 피해규모 산정 부적절 △농업부문 피해보전 불만족 등을 들었다.
양 교수는 “무역이득공유제의 실행방법에 있어 수혜자 선정의 공평성과 이익 측정 객관성, 분담 방법 공정성, 보전 방법 효율성, 기금규모 적정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재범 한농연 사무총장도 “정부의 FTA 확대 정책으로 수혜를 보는 산업 부문으로부터 피해 산업인 농업을 위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농업부문의 경제민주화를 촉진시켜야 한다”며 “정책적으로는 FTA 무역이득 공유를 위한 농어촌부흥기금마련과 관세수입을 농어가소득안정화기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농어촌부흥기금마련이란 수출산업에 대해 목적세를 부과하거나 법인세 1%를 농어촌 부흥세로 적립해 FTA 피해산업인 농어업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하자는 안이다. 또한 관세 수입 농어가소득안정화기금 전환은 농축산물 수입관세 중 50%를 해당 품목에 대한 가격 안정화 기금으로 전입시켜 농축수산 분야 경쟁력 제고 재원으로 목적세화하자는 주장이다.
반면 정부는 무역이득공유제가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성훈 산업통상자원부 국내대책과 과장은 “FTA로 인한 이득규모를 산정함에 있어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기업별 이익산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이나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현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과 과장도 “제도 실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소비자, 기업계, 노동계 등을 포함한 범국민적 지지를 얻어야 관계 법령 개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무역이득공유제의 도입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