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위기시대 식량위기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 곡물 수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 등 신흥공업국들의 육류 소비 증가로 세계 사료곡물 수요는 급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가 폭등으로 바이오 연료의 생산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식량 대란’이 예고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미 세계 각국들은 식량 재고량을 늘리고 곡물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조만간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하기 어렵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0여년만에 찾아온 기상이변으로 동해와 냉해 피해가 잇따르면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는 사태를 맞았다. 이같은 피해는 단지 농가들의 소득이 줄어드는데 그치지 않고 곧바로 농작물 수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면서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다.
현재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010년 기준으로 27%. 축산사료 용도를 제외해도 55%로 낮은 수준이며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그룹에 속한다. 국내에서 필요한 곡물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식량위기시대, 여건변화와 국내 자급률 현황과 대책을 짚어보고 세계 곡물 메이저들의 움직임, 해외 농식품 투자의 과제와 대안 등에 대해 짚어본다.
# 기상이변 속출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온은 지난 100년간 1.7℃가 상승했으며 해수면도 40년간 22㎝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지금보다 2020년 1℃, 2050년 2℃, 2100년 4℃나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기후 변화로 농어업의 생산적지는 쌀보리의 경우 충청 이남에서 경기 중부로, 한라봉은 제주에서 나주·고흥·거제로, 녹차는 보성·하동에서 고성으로, 복숭아는 경산에서 춘천으로, 사과는 대구서 평창·영월로 바뀌었으며 난류성 어종이 증가하고 한류성 어종은 감소하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뿐 아니다. 2003년 태풍 매미, 2006년 에위니아, 2010년 곤파스 등 초대형 태풍 피해도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같은 이상기후는 농작물 생산, 특히 곡물 수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2006년 호주에서는 이상고온과 100년만의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밀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농촌사회가 마비된 사례가 있었다.
또 지난해 러시아의 경우도 가뭄으로 밀 생산량이 27%나 줄어들면서 급기야 수출 중단 조치를 취했으며 이는 곧 세계 곡물가를 상승시키는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인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세계인구 전망치에 따르면 2000년 60억명이던 세계 인구는 2050년 90억명으로 50%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 시급
이처럼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 현상으로 갈수록 곡물 생산량이 불안정해지고 있는 데다 곡물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곡물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고스란히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수입 곡물인 밀, 옥수수, 대두의 수입액은 2009년 기준으로 약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산액 기준으로 1위인 쌀(8조 7000억원) 다음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해외 모니터링을 통해 수시로 해외 수급상황과 가격정보를 파악, 국제 가격 상승에 대응이 가능하도록 국제곡물 관측시스템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국내외적으로 안정적으로 곡물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그동안 국제 곡물가격이 들썩일 때마다 ‘해외 농업개발’ 등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다 가격이 안정되면 곧바로 사그라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은 일시적인 곡물부족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측면에서 더 이상 논란만 거듭해서는 안되는 시점이다. 일본은 이미 30년 전부터 자국 조달시스템을 통해 현재 수입량 2700만톤의 70%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올들어 aT(농수산물유통공사)와 삼성물산, 한진, STX가 손잡고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을 위한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콩, 옥수수 10만톤을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400만톤을 이 시스템 을 통해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연간 수입량 1400만 톤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와 관련 국제 곡물 시장의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 관련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주요 곡물에 대해서는 국가비축제도 도입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쌀에 대해서는 국내 소비량의 17%인 72만톤을 공공비축하고 있다. 쌀 이외에 밀, 옥수수, 대두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에 대해서도 연간 소비량의 12~17%가량을 비축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