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나 미국의 동식물위생방역청(APHIS)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적인 무역교류를 대비할 목적으로 전문기관이 창설돼 운영돼 오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FTA(자유무역협정)와 비관세 장벽의 철폐로 인한 국내로의 유입 가능성이 높은 동식물 및 생산식품의 병원체나 질병 유입가능성의 사전 방지를 위한 검역검사업무는 국내 산업의 보호는 물론 국민건강과 안전을 확보하는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이다.
이와 같이 검역검사를 통한 식품안전과 질병방역은 위험한 질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첫 단계이며, 특히 인체 및 동물의 건강 확보를 위해 동물과 사람 간 전파되는 인수공통전염병을 차단하는 것으로서 매우 중요한 업무인 것이다.
식품안전과 국민적 안심 사이에는 상호간의 소통, 투명한 정보공유를 통한 신뢰구축이 필요하며 소비자인 국민과 정부 간에 이러한 신뢰가 형성될 때 비로소 식품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에 발생한 소위 ‘미국 광우병 사태’ 는 이러한 신뢰가 무너진 결과로 인한 사건이며 이는 과학적인 접근에 의한 것 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접근에 의한 사건으로 판단된다 하겠다. 최근에는 안전, 안심을 넘어 안보 차원의 질병 예방과 식품안전,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한 협력 체제를 통한 안전 확보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로 볼 때, 지난 9월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서울에서 개최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Global Health Security Agenda)은 매우 의미 있는 모임이었다. 전 세계 건강보건을 책임지고 있는 WHO(세계보건기구)와 같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핵심역량을 각 국가의 보건안보 (Health Security)시스템 내에 갖추도록 상호 협력 및 지원하는 체계이다. 최근 문제시된 바 있는 메르스를 비롯한 에볼라, 사스 및 조류인플루엔자 등 신종 인수공통전염병의 유행, 항생제 내성 수퍼박테리아 및 생물테러 등에 대한 국제적 공조를 위한 것으로서 미국을 비롯한 47개국 및 WHO, 세계동물보건기구인 OIE 등 9개의 국제보건 관련기구 모두가 참여했다. 구체적인 행동요령에는 인수공통전염병, 항생제내성균, 생물테러를 대비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예방, 조기탐지, 신속, 효과적 대응과 함께 인수공통전염병 발생 확산 방지 및 위기관리 분야별 합동 신속대응 등 11개 분야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됐다. 특히 이번 GHSA는 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외교부, 국방부, 질병관리본부 및 외교안보수석실에서도 함께 참여하는 그야말로 국제적인 ‘One health'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인수공통전염병의 예방, 신속진단 및 대응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 확립을 통한 공조를 위해 동물, 사람 대상 전염병 전문가 뿐 아니라 국방, 안보 전문가들도 참여함으로써 질병관리를 국가안보를 넘은 국제 글로벌 안보로 인식하는 행동의 전환을 의미하는 매우 중요한 행사로 치러졌다. 최종 채택된 ‘서울선언문’ 내용을 보면, 1) 감염병을 전 사회적 안보위협으로 인식하고 2) 감염병 위협에 대처하기 위하여 국가 간 상호 협력, 지원은 물론 3) 국제기구를 통한 핵심역량 확충과 외부평가를 통한 합의이행 확인 등의 보건안보의 구체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골자이다. 질병방역, 위생확보, 안전성 보장 등은 모든 감염병 등에 대한 사전 예방 구축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만일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만한 악성질병이 발생할 경우에는 국제적인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신속한 대처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관련 산업의 중요한 한 축을 책임지고 있는 농식품부는 단순한 생산만을 위한 부처가 아닌 국민건강과 안전을 보장하는 책임 부처로서의 진정한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 ‘변화를 원한다면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는 인문학자의 발언처럼 농식품부가 이와 같은 진정한 참모습을 보여줄 때만이 고병원성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동물질병과 소 결핵병, 브루셀라 등 인수공통전염병에 보다 효율적인 국제 공조체제 구축을 통한 대처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