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생물체(GMO)에 대한 국민들의 근거 없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창조농업 혁신을 촉구하는 과학기술계 석학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박성현)은 최근 제 59호 ‘한림원의 목소리’를 통해 “농업혁신의 근간은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해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고소득 농업경영을 달성하는 것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일부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과 불안감으로 기술혁신을 이룰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생명공학 연구개발을 위한 수준 높은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농업과 국민에 도움이 되는 다수의 생명공학
신품종을 개발해놓고 있음에도 실용화 노력이 추진되지 못했다.
한림원은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우리 농업분야는 생명공학 후진국으로의 전락은 물론 다국적 기업들의 종자에 의존하는 농업 종속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데, △과학적 판단에 근거한 생명공학 신품종의 안전성에 대한 올바른 정보전달 △초중등
과학교과서에 기재돼 있는 GMO 식품에 대한 부정적 서술을 과학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로 수정 △이미 개발된 생명공학 신품종의 실용화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추진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로 생명공학기술의 선도적 지위 확보 △식량자급률 목표를 높게 정해 그 성과를 관리 점검할 수 있도록
(가칭) ‘식량안보법’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표에 앞서 한림원은 지난 11월 4일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한 우리나라 농업발전방안’을 주제로 제 95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하고, 이
사안에 대해 심층 논의한 바 있다.
‘한림원의 목소리’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과학기술분야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석학들의 전문적 의견을 제시하고자 시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과학기술 현안에 대한 정책대응과 함께 관련 제도의
개선방안을 건의하기 위한 것이다.
[한림원의 목소리 제 59호]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창조농업혁신을
촉구한다”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2050년에는 세계인구가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나 지구온난화로 기존 농업의 식량 생산성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는 농업혁신으로 제2의 녹색혁명을 일으켜 식량생산을 지금의 두 배로 늘려야 하는 중대한 시기에 놓여있다.
농업혁신의 근간은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를 극복하고 우리 농산물의 품질과 생산성을 향상하여
지속가능한 고소득 농업경영을 달성하는 것인데, 우리의 현실은 일부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과 불안감으로 기술혁신을 이룰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중국은 생명공학에 의한 신품종 개발을 국가 중점 연구개발 사업으로 채택하여 이미 충분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였으며, 이로써 다국적 종자
기업들의 독점적 시장진입을 막고 자체 개발한 생명공학 작물 재배로 농업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생명공학 연구개발을 위한 수준 높은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30여년의
연구 성과로 우리 농업과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다수의 생명공학 신품종을 개발해 놓고 있으나 합리적 절차를 통한 실용화 노력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것은 우리 농업의 어려움과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국민과 정부의 의지부족이며 효과적인 정보전달과 소통에
실패한 결과이다.
지금 이 상태가 계속되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농업분야에서 생명공학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다국적 기업들의 종자에
의존하는 농업 종속국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우리 과학계와 정부는 생명공학에 의한 창조농업혁신을 위한 특단의 다음과
같은 대책을 세우기를 촉구한다.
1. 우리나라 과학계는 과학적 판단에 근거한 생명공학 신품종의 안전성에 대해 올바른 정보전달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리 과학계는 일부 반대론자들이 유전자변형생물체(GMO)에 대한 근거 없는 우려와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은
과학기술에 대한 도전이며 방해 행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이들을 설득하고 과학적 진실을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 상용화된
GM작물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안전성 평가기준에 따라 안전성이 확인된 것으로, 이들 GMO 신품종의 재배면적이 세계 총 경작지 면적의 12%에
달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GM 작물이 새계적으로 재배되고 사료용이나 식품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과학적으로 입증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아 농업
생명공학기술의 안전성은 이미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논란을 계속하는 행위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심각한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2. 초중등 과학교과서에 기재되어있는 GMO 식품에 대한 부정적 서술을 과학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로 수정해야 한다.
학계와 정부는 현재 초중등 과학교과서에 기재되어 있는 생명공학에 대한 부정적 서술,
예를 들어 GMO 식품의 위험성, 생태계 악영향, 윤리 문제 등에 대해 재평가하고 과학적사고와 미래지향적 안목을 키울 수 있는 내용으로 수정해야
한다. 생명공학기술은 21세기 농업 혁신의 중심 기술이며 인류의 미래 식량을 책임지는 기술임을 다음세대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3. 정부는 생명공학기술의 이용에 대한 현재의 소극적인 자세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이미 개발된 생명공학 신품종의 실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수준의 생명공학기술 확보 노력을 통해 바이러스저항성 고추, 영양성분 강화 고부가
쌀 등 우리 농산물의 가치 향상과 농민소득 증대에 기여 가능한 유용 신작물을 다수 개발하여 외국으로부터의 기술협력 제안도 받고 있으나 막상
국내에서는 부정적인 사회분위기에 밀려 식용이나 재배용이 아닌 산업소재로의 활용까지도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생명공학기술에 우리 농업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안전성이 확인된 생명공학 신품종의 합리적 실용화에 박차를 가해 창조농업혁신을 통한 우리 농업의 선진화와
농업생명공학 산물을 활용한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에 매진해야 한다.
4. 정부는 생명공학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로 생명공학기술의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최근 세계 과학계는 유전자재조합기술 이외의 다양한 유전자기술, 예를 들어 유전자편집기술 등, 신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생명공학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연구개발 투자가 미진한 현재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는 이 분야의 기술경쟁에서 뒤떨어지고 농업 후진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국가 미래를 창조하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생명공학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실용화 노력에 앞장서야
한다.
5.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한 농업혁신으로 식량안보를 확보하고 식량자급률 목표를 정하고 관리하는 가칭 ‘식량안보법’ 제정을
촉구한다.
정부의 기술혁신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는 식량자급률이 위험수위 이하로 떨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2015년
곡물자급률 목표를 30%로 잡았으나 2014년도 자급률은 24%에 머물러 목표달성이 어려워 보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가칭 “식량안보법”을
제정하여 식량자급률 목표를 높게 정하고 성과를 관리하고 점검하는 제도를 수립 운영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