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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쌀농사가 풍년이 들어 가격하락과 판로 걱정 때문에 농업인의 시름이 깊어졌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쌀뿐만이 아니라 제주도의 감귤도 가격폭락으로 상당량 폐기처분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여름에 태풍이 지나가거나 다른 여러 요인으로 흉년이 들 때마다 쌀이 부족했던 기억이 있는 세대는 “풍년이 들면 좋은 일이지, 뭐가 문제이더냐?”하고 의아해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실제로 쌀이 남아돌아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는 최근 ‘쌀 문제 해법, 소비에서 찾아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와 칼럼들을 읽으면서 “맞다. 소비자들이 착한 소비를 해야 한다. 쌀 소비촉진 운동의 주인공은 바로 소비자들이다. 하지만 소비자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주관으로 13년 전부터 브랜드쌀에 대한 평가를 해온 결과, 이제 우리 브랜드쌀은 품질이 향상됐다고 자부합니다. 브랜드쌀 평가는 우리쌀의 고품질 브랜드화를 유도하고, 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 우리쌀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선택권을 보장하고자 추진했던 겁니다.
‘쌀의 날(8월18일)’ ‘가래떡 데이(11월11일)’도 있고, ‘쌀 가공품 확대’ ‘아침밥 먹기 운동’처럼 쌀 소비촉진 운동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쌀 소비는 생산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이상 가정을 통해 쌀 소비가 늘어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농식품 소비 트렌드의 변화 등으로 쌀 소비 증가가 획기적으로 이뤄지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소비자는 흰쌀밥보다는 잡곡밥을 건강식으로 더 선호하고 있고, 쌀 가공식품에 대한 다양한 제품개발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브랜드 난립도 문제입니다. 소비자로서는 현재 쌀 브랜드가 1700여개로 지나치게 많아 피곤하기까지 합니다. 지역마다 넘쳐나는 브랜드를 한두개의 단일 브랜드로 만들어서 고급화해 수입쌀과의 품질 차별화는 물론 수출 길도 열어보자고 제안하고 싶습니다. 가난하고 배고픈 나라 아동들에게 먹이게끔 원조를 주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요?
정부는 쌀 생산량 조절에 대한 식량정책의 구도를 새롭게 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우수 브랜드쌀에 대한 유통경로의 다양화 정책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우수 브랜드로 선정돼도 서울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해서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생산자분들도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서 소포장화 추세에 부응해야 하고, 도정 날짜에 대한 신뢰도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 수입쌀이 처음으로 들어올 무렵 수입쌀과 우리쌀을 비교해 ‘어느 쌀에서 바구미가 나오는가?’ ‘어느 쌀이 더 친환경적인가?’를 비교해 발표한 결과, 우리쌀에 대한 신뢰도가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식당에서 외식을 할 때 먹는 쌀은 과연 국산쌀일까요?
수입쌀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약간의 국산쌀을 혼합해 만든 쌀로 지은 밥을 먹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식당에서 제공되는 밥이 모두 국산쌀로 지은 것이면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격이 맞지 않아서 어렵다고 합니다.
국산쌀로 지은 밥을 제공하는 식당은 소비자들이 알아보고 평가를 높이 해주며 가치 소비로 연결하자는 운동도 필요합니다. 올해는 사회적 책임과 의식 있는 소비자가 주인이 되어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해 봅니다.
김자혜(소비자시민모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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