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경영안정제도
농가 소득보장망 더 확실히
미국, 품목별 값 차액 보전…농장단위 수입손실도 보상
일본, 논 전략작물 증산 유도…쌀 과잉 막고 자급률은 높여
EU, 농촌 지역사회 유지 목표…젊은 소규모 농가에 직불금
우리에 앞서 농가경영안정제도를 운영해온 주요국의 사례는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 설정에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미국·유럽연합(EU)·일본의 사례를 보면 각종 제도는 끊임없이 변해왔지만, 공통된 방향은 농가의 소득안전망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농업분야 위험관리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은 1930년대부터 ▲주요 품목별 가격보전제도 ▲농업보험제도 ▲농업재해보전제도를 정책의 3대 기둥으로 삼아왔다. 최근엔 농산물 시장개방 확대와 기상이변 증가 추세에 따라 농가 경영위험관리정책의 체계화가 시급하다는 점에 농업계와 정부가 인식을 같이하면서 ‘2014년 농업법’을 농가소득안전망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했다.
품목별 가격보전제도는 미국 농가 경영안정정책의 핵심이다. 2014년 농업법은 가격보전직불제도(CCP)와 수입보전직불제도(ACRE)를 없애고, 대신 보장수준을 한층 더 높인 ‘가격손실보상제도(PLC)’와 ‘수입손실보상제도(ARC)’를 신설했다. 가격손실보상제도는 정책대상 품목을 미리 정해두고 이들 품목의 평균 시장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낮을 때 그 차액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수입손실보상제도는 지역 혹은 농장단위의 평균수입을 근거로 삼는다는 점이 다르다. 이 제도는 지역별 농가지원 불균형 문제 해소에 기여할 것이란 평을 받고 있다.
농업보험은 기초보험 성격의 대재해보험(CAT)과 농가가 자유로이 선택 가능한 작물보험(CIP)으로 구분된다. 정책대상 품목의 경우 가격손실·수입손실보상의 수혜 대상이 되려면 대재해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보험과는 별개로 자연재해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농가들의 회생을 위한 농업재해지원제도도 운영한다.
◆일본=농가 경영안전망의 뼈대는 직불제와 품목별 경영안정대책이다. 직불제는 크게 경영안정형(쌀직불·논활용직불·밭작물직불·쌀과 밭작물 수입보전 직불)과 다원적 기능형으로 구분된다. 쌀직불제는 2009년 호별소득보상제도의 하나로 도입돼 2011년 전면적으로 실시됐지만, 2013년 농정개혁을 통해 변동직불은 2014년산부터 폐지됐다. 고정직불은 2018년부터 폐지된다. 일본은 쌀 고정직불 수급 대상을 생산조정 실시 농가로 한정하고 있는 만큼 고정직불의 폐지는 쌀 생산조정제도의 폐지를 뜻한다.
논활용 직불제는 기존의 쌀 생산조정제도를 새로운 개념으로 전환한 제도다. 논에서 전략작물(국민 식생활에 특히 중요한 작물)의 증산을 유도해 쌀의 공급과잉을 방지하고 자급률을 높인다는 것이 목표다. 직불금 단가는 사료용·가루용 쌀의 경우 10a당 최대 10만5000엔, 밀·보리·대두 등은 3만5000엔 수준이다. 밭작물 직불제는 논과 밭의 균형적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수출국보다 생산조건이 불리한 작물을 생산하는 농가에 직불금을 주는 방식이다. 주식용 쌀과의 소득균형을 유지하는 수준의 단가를 설정하고 증산 장려를 위해 수량단위로 직불금을 지급한다.
품목적 특성이 강한 작물에 대해서는 품목별 경영안정대책도 운영한다. 대표적으로 채소가격안정제도가 있다. 당해연도 가격이 평균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하락분의 60~90%를 보전해준다.
◆EU=유럽 공동농업정책(CAP)에서 농가경영안정제도의 핵심은 직불제다. EU는 여러 차례의 CAP 개혁과정에서도 농업인 소득보장과 농촌 지역사회 유지라는 목표 아래 직불제는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2013년의 CAP 개혁에서는 기존의 기본직불·녹색화직불에 더해 ▲젊은 농가 지원 직불제 ▲소규모 농가 지원 직불제 ▲자연적 제약에 대한 직불제 같은 옵션형 직불제가 추가됐다. 젊은 농가 직불은 영농 경력 5년 이하의 40세 미만 농업인에게 최대 5년간 직불금을 지원하며, 소규모 농가 직불은 개별농가당 500~1250유로를 지급한다. 최근에는 단순한 ‘농가손실 보상’ 직불제보다는 공공재를 생산하는 농가를 위한 여건 조성과 농업의 지속가능성, 구조조정을 위한 직불제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강조되고 있다.
최상일 기자 csi1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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