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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의회가 가락시장 도매법인이 중도매인에게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인상하는 내용의 조례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면서 논란이 뜨겁다. 판매장려금은 농민들이 도매법인에 출하할 때 지불하는 상장위탁수수료(최대 7%) 중 15%를 중도매인들에게 장려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이를 20%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찬성 측 논리는 판매장려금 인상이 도매법인 간 경쟁을 촉발하고,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도매법인들은 법인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출하자의 위탁수수료를 인상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반대하고 있다. 또한 법안에 의하면 현재 도매법인이 출하자에게 지급하는 출하장려금은 여전히 15%로 고정돼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판매장려금 인상이 도매법인 간 경쟁을 높인다는 논리도 이상하지만, 이 사안은 단순히 출하자와 중도매인 간 장려금 크기의 형평성이나 도매법인의 채산성에 관한 문제만은 아니다. 현행 도매시장 수수료 체계는 합리성이나 공정성의 관점에서 볼 때 비정상적인 것으로 차제에 이 논란을 도매시장 수수료 체계를 정상화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통상 산지에서 출하된 농산물은 도매법인을 통해 중도매인에게 판매되고, 농민들은 그 대가로 도매법인에 위탁수수료를 지불한다. 이 수수료는 도매법인의 운영비와 영업이익이 된다. 그리고 그 일부가 출하자와 중도매인에게 장려금 명목으로 지급되는 것이다. 도매시장의 사업주체 중 비용을 지불하는 측은 오직 농민들뿐이다. 즉 도매시장은 농민들이 지불하는 수수료로 운영되는 유통기구인 것이다.
중도매인들도 이윤을 목적으로 영업하는 사업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도매법인을 이용해 상품을 조달하는 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는다. 오히려 농민에게 지불해야 할 구매대금을 도매법인이 대신 정산해주고, 중도매인들은 10일이나 20일 후에 도매법인에게 채무를 갚는다.
이 과정에서도 중도매인들은 금융비용이나 신용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오히려 채무를 갚은 대가로 완납장려금 명목의 판매장려금이라는 것을 받는다. 이렇게 도매거래에 관련된 모든 비용을 농민들에게 부담시키는 현 수수료 체계를 정상적이라 할 수 있을까?
농산물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오늘날 농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외롭다. 2014년 농업소득은 103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힘들게 농사지어도 월평균 소득이 86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오늘날 청년고용 문제의 상징적 소득인 월 88만원보다 적다. 이런 농민들에게 도매시장 운영비용을 전적으로 부담시키는 현행 수수료 체계는 반드시 정상화돼야 한다. 적어도 중도매인을 위한 정산대행에 대한 금융비용은 스스로 부담하게 해야 한다. 그만큼 농민들이 부담하는 위탁수수료도 인하돼야 한다.
이번 조례개정안은 공정하지 못한 수수료 체계를 더욱 비정상화시키는 시도이다. 이는 가락시장이라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공공기구가 지자체의 관리하에 있기 때문에 발생한 사안이다.
서울시의원의 입장에서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이름 모를 농민들보다 유권자인 중도매인의 이해타산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그러나 전국 농산물 가격의 기준을 제시하는 가락시장의 역할을 고려할 때 가락시장의 운영은 보다 중립적이고 공공의 이익에 상응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가락시장 관리기구를 다시 중앙정부로 환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양승룡(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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