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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소비가 줄면서 쌀 재고를 처리하는 문제가 농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지난해 62.9㎏으로 2006년(78.8㎏)에 비해 15㎏ 이상 줄었다. 정부의 쌀 재고량이 178만t에 달해 저율관세할당(TRQ)으로 수입되는 쌀을 사료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쌀 수요 확대를 위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한국쌀가공식품협회가 14일 ‘쌀가공식품 소비촉진’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쌀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확대처로 주목받았던 가공용 쌀 소비시장도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가공업체들의 연간 쌀 사용량은 2011년 이후 40여만t(주정용 제외)에 머물러 있다. 특이한 점은 2011년 10만8000t이던 수입쌀 사용량이 지난해 18만6000t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국산 정부미 사용량은 12만5000t에서 1만2000t으로 줄었다는 점이다.
수입쌀 사용량이 늘고 있다는 지적에 협회 관계자는 “2010년 정부가 국산 구곡을 저가에 처분해 사용량이 늘었지만 공급 단가가 높아지면서 사용량이 다시 줄었다”며 “전체 쌀 가공시장을 성장시켜야 국산쌀 소비도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 현황보다 중요한 것은 쌀 소비촉진을 위한 대책이다. 협회는 하반기 주요 계획으로 ▲쌀가공품 품평회 ▲한국 쌀가공식품 판촉전 등을 제시했다. 모두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협회가 주관하는 홍보행사다.
물론 쌀 소비 확대를 위해서 관심 끌기용 홍보행사도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에 대응해 쌀 먹는 문화를 확대시키기 위해서는 가공에 적합한 쌀가루 개발과 쌀산업 관련 통계조사 등 산업의 뿌리를 위한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
1993년 문을 연 협회는 860여개 회원사를 두고 정부의 가공용 쌀 배정을 수탁할 정도로 쌀가공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설립 20년이 지난 협회가 자체적으로 주관하는 연구사업 하나 없이 정부의 홍보대행사 역할에 머무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5월 열린 ‘2016 쌀가공식품산업대전’에 참가한 한 쌀가공업체 대표는 “협회가 고품질 국산쌀의 저렴한 공급 등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같다”며 협회 운영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이 쌀가공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통주·화훼 등 농식품부 관련 협회들의 주요 업무는 정부 홍보행사 진행에 치우쳐 있다. 이는 상당수 협회가 전문성이 부족한 퇴직 공무원들을 간부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농업은 현재 품목을 가리지 않고 시장개방과 소비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회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재혁(농민신문 경제유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