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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개정에 대비한 농업계의 핵심 과제 - 농민신문
[ 2017-01-24 15:49:07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9679        
링크 #1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71985&page=1&ar_part1=22&ar_part2=&ar_type=0 , Hit: 9550


[시론-임정빈]헌법 개정에 대비한 농업계의 핵심 과제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헌법 개정 논의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및 대통령 탄핵정국과 맞물려 이런저런 이유로 개헌 논의가 활발하다. 참고로 우리나라 헌법은 1948년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9차례 개정됐다. 현행 헌법은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의 결과 대통령직선제의 채택과 대통령 임기 5년 단임제를 골자로 개정된 이후 거의 30년을 이어온 우리 헌정 사상 최장수 헌법이다.


 현행 헌법은 전문과 본문 130개 조, 그리고 부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직접적으로 농업과 농촌 관련 조항이 기재되어 있는 것은 121조와 123조이다. 헌법 121조는 일명 ‘경자유전의 원칙’이 규정된 조항이다. 121조 1항은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임차농 비율이 증가하는 현실을 반영해 1980년 헌법 개정에서부터 ‘농업 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인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정된다’는 조항을 동조 2항에 추가적으로 마련했다. 사실상 헌법 121조는 임차농지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체 경작농지의 50%가 넘는 상황에서 큰 의미가 없는 조항이다.


 한편 헌법 123조는 국가의 농어업과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의무를 규정한 조항이다. 동 조항에서 농업과 농촌 관련 핵심 내용은 먼저 국가가 농어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농어촌 종합개발과 필요한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하고 지역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해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123조는 그나마 성장 위주의 경제발전 정책에 대한 반성과 위기의식에서 탄생한 조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의 농어업에 대한 보호·육성의무가 중소기업과 동일선상에서, 그것도 애매모호하게 규정된 상태다.


 따라서 헌법 개정 논의가 촉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의 역할과 국가 지원의무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문화한 헌법 개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농업계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농업 관련 조항을 독립적으로 신설해 농업의 역할과 기능, 국가 지원의무에 대한 철학과 근거를 명확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때 농업의 기본적 역할과 기능으로 국민에 대한 안정적 식량공급뿐만 아니라 다원적 기능과 공공적 가치도 공급한다는 철학을 공식적으로 헌법에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행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는 농업의 경제적 역할뿐 아니라 공익적 역할과 기능을 정의하고, 이런 역할과 기능 달성을 위한 국가·지자체·농민과 소비자의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에 규정된 농업과 농촌의 공익적 역할과 기능에 대한 정의는 앞서 언급한 현행 헌법의 농업과 농촌 관련 조항들과 크게 연관되지 않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원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헌법 개정 논의과정에서 농업과 농촌의 국가·사회에 대한 역할과 기능, 그리고 이에 대한 국가 지원의무의 철학과 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헌법 정신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보상되지 않는 환경보전, 생태적 경관유지, 전통문화의 보전, 지역의 분산정착, 국토의 균형발전 등 농업과 농촌이 발휘하는 공익적 역할과 기능에 대한 국가 지원을 정당화시키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 속에 미래지향적 농업과 농촌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임정빈(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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