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합상사업계가 해외 곡물자원 확보경쟁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수급차질 우려와 함께 바이오연료 등 곡물자원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각 기업들이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통한 자원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 이 같은 곡물자원개발은 특히 최근 정부가 곡물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각종 지원책까지 내놓으면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캄보디아에 약 2만6,000ha 규모의 농장부지를 확보해 쌀, 콩 영농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곳에서 생산된 쌀을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 등 해외지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곡물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해외에 직접 생산기지를 만들어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직접 컨트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번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향후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지에도 대규모 해외 식량자원 및 농업기지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현재 중국, 미국, 태국 등에서 쌀을 주문 수확해 연간 20만톤 이상을 국내에 공급 중이며 태국과 베트남에서 생산된 쌀은 필리핀 정부에 공급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에 앞선 지난 4월에는 오일 팜 농장 개발을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의 오일 팜 플랜테이션 및 농업 전문업체의 지분 85%를 인수하기도 했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영농사업 관리를 위탁 운영해온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중남미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 해외 영농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 아래 옥수수, 콩 등 곡물자원 경작에 적합한 최적의 농장부지를 물색 중이다. 지난해 연해주 농장의 경작규모를 3,500ha로 늘려 콩 5,400톤과 옥수수 2,400톤을 수확한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등과 합작 설립한 현대자원개발을 통해 경작규모를 총 4,000ha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여기서 수확한 1만톤의 콩과 옥수수를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이 밖에 영농사업 다각화를 위해 쌀과 낙농분야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농수산물유통공사, 한진, STX와 손잡고 미국 시카고에 현지 합작투자법인을 설립했다. 삼성물산이 지분 15%를 갖고 곡물 판매를 전담하게 될 현지 법인은 올해 콩 5만5,000톤과 옥수수 5만톤을 국내에 들여오고 오는 2015년부터는 콩과 옥수수, 밀 등 총 215만톤의 곡물을 도입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또 동남아와 미주 지역 내에 추가로 곡물유통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인도네시아의 팜 농장에서 생산된 팜 오일을 전세계 바이오디젤 관련회사에 공급하는 한편 자체적인 바이오디젤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지난 2009년 말 인도네시아 팜 농장을 인수해 내년부터 팜 오일을 본격 생산하는 LG상사는 앞으로 팜 농장을 바이오 에너지 사업의 교두보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 팜 농장을 추가로 확보하는 동시에 팜 열매 수확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이용한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을 비롯한 곡물자원을 활용한 연관사업으로의 진출도 계획 중이다.
한편 최근 국회에서는 국제곡물가격 폭등 및 수급차질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농업개발사업자에게 재정적 지원과 함께 소득세와 법인세 등을 감면해주는 내용을 담은 ‘해외농업개발협력법안’이 통과됐다.
김현상기자kim012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