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했다.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리고 순리대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현재 농업·농촌이 직면한 농업 성장과 농가소득 정체, 농촌경제 활력 저하 및 복지 미흡, 농촌환경 악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대로 된 인사를 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업·농촌 정책을 총괄하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인사를 보면 과연 인사가 만사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앞선다.
우선 인사이동이 너무 잦다. 보통 인사는 연초에 정기인사 형태로 하고, 이후 결원이 생겼을 때 추가로 할 수 있다. 그런데 농식품부가 지난 한해 동안 과장급 이상 직원을 인사발령한 횟수는 17번에 달한다. 그야말로 수시로 인사발령이 1년 내내 이어졌다. 사무관·주무관의 인사발령까지 합치면 횟수는 더 많아진다. 해외 파견이나 교육 파견 등의 인사 수요를 동기화하지 않고 그때그때 반영하다보니 빚어지는 현상이다.
잦은 인사는 잦은 업무담당자 교체를 부른다. 1년에 2번씩 바뀌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담당자가 자주 바뀌니 정책 수요자로부터 민원이 많을 수밖에 없고, 업무가 담당자에 따라 일관성 없이 추진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단기 현안에만 매달리고 중장기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엄두조차 내기 어렵다.
과장 승진 연령이 너무 빠른 것도 문제다. 고시 출신의 경우 30대 중후반에 과장 직위에 오르는 일도 적지 않다. 중앙부처 과장은 해당 분야의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다. 고시를 패스했으니 공부는 잘했겠지만 그 정도 경험으로 현장을 제대로 알고 정책 수요자들과 원활한 소통까지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빠른 승진은 빠른 퇴직을 불러 산하기관 ‘낙하산 인사’라는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현재 농식품부 산하기관에는 농식품부 국장·과장 출신인사들이 광범위하게 포진돼 있다. 빠르게 승진한 탓에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옷을 벗는 경우가 빈발하면서 산하기관 자리를 챙겨줘야 하는 웃지 못할 일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리 천장’ 탓에 비고시 출신들이 국장급 이상으로 좀처럼 승진하지 못하는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고위 공무원의 자격 요건에는 ‘공부 실력’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