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휴가 차 태국에 갔다. 물가가 한국의 1/4 수준으로 천국이 따로 없었다. 숙박비, 교통비, 식비, 모두 한국의 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수입품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한국보다 쌌다. 그러나 우유가격은 달랐다. 태국의 우유가격은 930ml기준 45바트, 한국돈으로 약 1800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소용량 우유의 가격은 더욱 높았다. 이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고 태국 물가에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태국에서 콜라 가격은 한화로 약 500원 정도고 커피점에서 파는 커피는 한잔에 1600원 수준으로 한국의 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런데 유독 왜 우유만 비쌀까. 태국에는 물가 잡는 무서운 정부와 공정위가 없는 것일까.
그러나 이는 태국만의 일이 아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도 우유 가격은 우리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방목형으로 원유 생산이 용이한 유럽이나 북미 쪽이 아니면 우유가격을 낮게 책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원유가를 올리려는 농가들의 움직임에 서민 물가를 고려할 때 꼭 원유기본가격을 올려야겠냐는 소비자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낙농가는 서민이 아닐까. 그들은 특수계층인가. 국민의 건강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공무원들인가. 그들도 돈을 벌어야 산다. 상중에도 우유를 짤 만큼 노동의 강도도 높다. 유사비(사육비 중 사료값이 차지하는 비율)가 60%에 육박하는 낙농업의 경우 오르는 사료비의 부담은 고스란히 낙농가의 경영압박으로 이어진다. 왜 낙농가만 참아야 하는가. 오르는 사료값, 오르는 기름값을 잡아줄 수는 없을까. 서민물가의 책임을 왜 낙농가에게만 전가하는가. 물론 나는 낙농가가 아닌 소비자다. 우유값이 오르면 나도 힘들다. 그러나 우유값을 동결해 낙농가들이 줄줄이 도산해 우유를 모조리 수입해야 한다면 어떨까.
원유기본가격을 올리는 낙농가와 이로 인해 우유소비자가격을 올리는 유업체만 죄인일까.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물가를 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