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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종독립’으로 수출 한국의 위상을 - 농민신문
[ 2017-04-24 14:35:53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9353        
링크 #1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74414&page=1&ar_part1=17&ar_part2=&ar_type=0 , Hit: 9471

[기고-정황근]‘품종독립’으로 수출 한국의 위상을!

농촌진흥청장
 요즘 딸기 출하가 한창이다. 며칠 전 때맞춰 구내식당 점심식탁에 먹음직스러운 딸기가 올라왔다. 지난 주말에 들른 전통시장 판매대에도 고운 빛깔을 뽐내는 딸기가 손님을 반겼다. 문득 대학시절 딸기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공부했던 대학의 캠퍼스 서쪽엔 큰 딸기밭이 있었다. 당시 오뉴월이면 서울에서 온 여학생 친구들과 딸기를 먹으며 미팅을 즐겼던 시간이 동창생들 사이에 공통의 추억으로 남아 있다.

 딸기와 관련해 선명한 기억이 하나 더 있다.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딸기 품종을 놓고 한일전(韓日戰)이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 재배되는 딸기의 대부분은 우리 품종이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육보>와 <장희>라는 일본산 품종의 재배면적이 90%나 될 정도로 전국을 휩쓸었다.

 우리나라는 200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에 가입했는데, 딸기도 대상작물로 지정돼 예외 없이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딸기 한포기당 5~10원의 로열티를 요구했다. 전체 딸기 재배면적을 고려하면 연간 최대 64억원이나 됐다. 다급해진 우리 정부는 품종보호 대상작물 지정을 최장 10년간 늦췄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이 주축이 돼 지방농업기관과 대학, 그리고 농민들이 참여한 ‘딸기연구사업단’을 출범시켰다.

 품종의 개발과 보급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 <설향>과 <매향> 등 국산 품종이 육성돼 2012년 74.5%의 보급률을 보였고, 2016년에는 93%까지 증가했다. 이제는 더이상 로열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딸기! 대한독립 만세’를 불러도 된다.

 요즘 동남아에서는 딸기·사과·배 등 한국산 과일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 딸기는 태국에서 음료·케이크·빙수 같은 다양한 디저트로 변신해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태국에서 우리나라 딸기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한국으로 관광 온 태국인들이 우리 딸기를 맛보고 다시 찾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난해 태국으로 수출한 딸기는 415만달러로 전년보다 34% 늘었다. 농진청은 자체 개발한 여름딸기 <고하>를 베트남시장에 진출시킨 데 이어 올해 미얀마 등으로 수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 동남아와 러시아 등지로 향하는 국산 딸기 수출액은 연간 3400만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잘나갈 때에 통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딸기산업은 농촌 노동력의 감소와 더불어 재배면적 또한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1인당 소비량도 4㎏으로 정체돼 있다. 특히 단일 품종으로의 지나친 쏠림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새 품종 개발이 시급하다. 현재 내수용 품종은 <설향>이 83%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출용 품종은 <매향>이 90%를 점유하고 있다. 단일 품종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가 새로운 병해충이 발생하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현재 농진청은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우수해 내수와 수출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새로운 품종의 현장검증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부터 농가에 보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농업 분야 연구자들은 남다른 열정과 애국심을 갖고 있다. ‘딸기독립’을 이끈 것처럼 앞으로 다양한 농산물 품종의 독립과 자주를 위해 일선 현장에서 연구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다. 우리농산물에 대한 온 국민적 관심과 격려가 품종독립을 넘어 ‘수출 한국’의 위상을 달성하는 힘이 될 것이다.

 정황근(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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