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연맹 조사서 “GMO 배운 적 없다” 92% 달해 10명 중 3명 “관련 용어 들어 본 적 없다” “환경문제로 GMO 기술 약간 필요” 57%
앞으로 닥칠 식량위기에 대비해 세계 각국이 식량을 안보차원에서 다루고 있는 시점에서 대안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유전자변형(GM)작물의 개발이다. 그러나 GM작물의 안전성과 관련해 공급자와 수요자간, 식량의 자급자족 여부에 따라 이해가 엇갈리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도가 극히 낮은 우리나라 역시 GM작물 수용에 대한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식량안보와 관련한 전문가 그룹에서는 아직 과학적으로 그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은 사항을 두고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전향적 사고로 접근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질 초등학생들은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해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으며, 식량에 대한 소비태도는 어떨까. 한국소비자연맹(회장 정광모)이 지난 4월 25일부터 한 달간 전국의 초등학생 5학년 9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관심을 끈다.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의 아침밥 섭취는 ‘항상 먹는다’가 60.6%이고, ‘거의 먹지 않거나 굶는다’ 7.7%, 나머지는 ‘가끔 먹는다’고 응답해 대부분은 식량이 없어 못 먹는다기보다는 스스로 먹지 않는 실정이다. 향후 식량이 부족할 때 대응 방법에 대해서는 ‘자연재해에 견뎌낼 수 있는 농작물재배기술을 개발한다’는 응답률이 72.6%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그 기술의 하나인 유전자변형기술에 대해서는 절반이상(51.3%)이 모르고 있고, 잘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고작 2.4%에 불과했다.
학교에서 유전자변형작물 등에 대해 배운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92.8%가 ‘배운 적이 없다’고 답했는데, 거의 모든 학교에서 GMO에 대해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들은 GMO 관련용어(유전자변형작물, GMO, 유전자재조합식품, 유전자조작식품)를 들어 본 적이 있는 경우가 32.6%로 10명 중 3명에 불과한 수준이고, 들어 본 용어로는 ‘유전자변형작물’ 30.8%, ‘유전자조작식품’ 24.8%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전자변형작물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응답이 48.3%로 절반에 달했고, 우리가 먹고 있는 옥수수에 대해서도 11.1%만이 ‘교배에 의한 품종개량’이라고 응답해 10명 중 1명만이 제대로 알고 있는 수준이었다.
옥수수에 벌레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태도로는 ‘유전자변형옥수수를 개발한다’가 51.6%로 가장 많았고, ‘살충제를 뿌리겠다’ 19.7%, ‘교배를 통한 품종개량을 하겠다’ 16.3%, ‘그대로 내버려 두겠다’ 3.9%, ‘모르겠다’ 8.5% 순이었다.
유전자변형작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매우 필요하다’보다는 ‘약간 필요하다’(57.8%)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고, 그 이유로 ‘살충제를 덜 사용하는 등 유전자변형작물이 환경을 좋게 하기 때문’(47.3%)이라고 들었다. 불필요한 이유로는 44.1%가 ‘인체에 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고, ‘교배를 통한 품종개량이 좋다’는 의견은 9.9%였다.
유전자변형작물의 섭취태도에서는 ‘백신이 함유된 유전자변형바나나’를 섭취하겠다는 응답이 ‘제초제내성 콩’ 제품보다 긍정적이었다. ‘절대로 먹지 않겠다’는 16.2%로 ‘제초제 내성 콩 제품 섭취’보다 4.1%가 낮았고, ‘무조건 먹겠다’는 응답도 9.6%로 제초제 내성 콩 제품보다 8%가 높았다. 제초제내성 콩 제품은 ‘맛이나 영양성분이 우수하면 먹겠다’ 54.2%, 유전자변형 바나나도 ‘주사보다 편리하면 먹겠다’ 41.4%로 기능성과 같은 유용성을 갖는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초등학생 절반(51.8%)만이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고, 그나마도 매우 알고 싶어한다는 응답은 23.4%여서 유전자변형작물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고 있고 흥미나 호기심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연맹 측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식량을 확보할 수 있는 신기술에 대한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원과 교육과정에 내용을 싣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