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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계, 개헌 논의에 적극적 참여가 필요한 이유 - 농민신문
[ 2017-10-10 15:02:29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9147        
링크 #1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WE/TME/282813/view , Hit: 9240

[시론]농업계, 개헌 논의에 적극적 참여가 필요한 이유


헌법개정 논의가 한창이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8월29일부터 이달 28일까지 한달간 전국을 돌며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를 열고 의견수렴에 나섰다.

그간 농업계는 새로운 헌법에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그에 따른 국가의 지원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농업조항을 신설하자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정치권의 논의가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되다보니 이번 헌법개정 논의과정에서 농업은 사실상 배제되고 있는 듯하다. 헌법개정 논의가 촉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느 국가에서나 헌법은 국가의 법체계에서 최고 규범성을 갖는 최상위법이다. 이런 측면에서 어떤 내용을 헌법에 담을 것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1987년 이후 30년 만에 이루어지는 이번 개헌작업에서 시대변화를 반영한 농업·농촌의 다양한 역할과 공익적 기능, 그리고 이러한 기능을 유지·보장하기 위한 국가의 책무 등이 명문화될 필요가 있다.

현행 헌법은 지난 30년 간 변해온 농업과 농촌사회를 반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전개된 농업과 농촌 경제의 피폐, 도농간 소득격차 심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헌법적 근거 부족으로 농업과 농촌지원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민이 원하는 미래농업과 농촌정책을 추진하는 데도 정당성 부여에 한계가 있다. 특히 국내외적으로 농업과 농촌이 발휘하는 다원적·공익적 기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에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가 미흡하다.

농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식량공급이라는 본원적 기능 외에도 ▲식량안보 ▲환경보전 ▲농촌사회 유지와 국토 균형발전 ▲전통사회와 문화 보전 ▲생물다양성 유지 ▲토양보전과 수자원 함양 등 비시장적이고 비교역적인 다원적·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유럽연합(EU)·스위스·노르웨이·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런 점을 감안, 1990년대 중반 이후 농업과 농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스위스는 1996년 대다수 국민의 지지 속에 농업의 다원적 기능이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연방헌법 제104조 농업조항에 명문화하고, 농업과 농촌지원 확충을 위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도 최근 논의되는 헌법개정 과정에서 농업이 발휘하는 다원적 역할과 공익적 기능을 헌법에 명시적으로 담아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헌법에 국가 농업정책의 목표와 과제를 제시하는 것은 앞으로 농업과 농촌 지원에 대한 입법이나 정책을 수립·시행하기 위한 헌법적 근거를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

헌법은 국가정책의 기본원리와 운영철학을 표명한 최상위 규범으로 입법기관·행정기관·사법기관을 헌법적으로 구속한다. 국가는 헌법상 농업조항의 이념과 목적을 구체화하고 실현하는 데 필요한 법률을 제정하고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할 구체적인 의무와 책무를 진다.

농업계가 희망하는 바대로 헌법에 독립적 농업조항이 신설되고, 농업과 농촌이 발휘하는 다원적 역할과 공익적 기능이 명문화되어, 이를 근거로 농업과 농촌 지원의 철학과 국가의 책무가 구체화하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농업과 농촌이 창출하는 다원적 역할과 공익적 기능의 중요성을 국민에게 인식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또 30년을 애타게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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