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0%, 2020년 32%까지 달성계획 마련 해마다 농지 감소 추세…“현실성 있나” 목소리 해외 곡물 반입 쉽지 않고 법제화도 빠져 있어
정부가 현재 25% 수준에 불과한 식량자급률을 2015년 30%, 2020년 32%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1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안정적인 식량생산을 위한 장기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식량자급률 향상에 뒤늦게나마 대책을 수립한 점은 바람직하지만 매년 농지가 감소하고 있는 등의 여건을 감안할 때 정부 발표가 다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나섰다.
▲상향된 식량자급률=농식품부가 11일 밝힌 2015년·2020년 식량자급률 목표치와 자급률 제고방안에 따르면 곡물자급률은 기존 25%에서 30%로, 주식자급률은 54%에서 70%로, 칼로리자급률은 47%에서 52%로 2015년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특히 밀자급률을 1%에서 10%로, 과실류자급률은 66%에서 80%로 목표치를 대폭 높이고 쌀자급률도 90%에서 98%로 향상했다. 기존에 없었던 사료자급률은 41.2%로 설정했다.
2020년 목표치는 곡물자급률 32%, 주식자급률 72%, 칼로리자급률 55%로 2015년보다 더욱 높아졌다. 다만 채소(86%→83%), 과실(80→78%), 유제품(65%→64%)자급률은 시장개방 확대와 노동력 감소 등의 영향을 반영해 하락했다.
정부는 또 식용곡물 자급률과 곡물자주율, 조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 등의 목표치를 새로 설정했다. 곡물자주율이란 해외 농장 개발이나 해외 곡물기업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필요한 식량을 해외에서 즉시 조달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정부는 2015년 55%, 2020년 65%로 목표치를 신설했고 식용곡물 자급률은 각각 57%, 60%로 정했다. 조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각각 45%, 50%로 기준치를 정했다.
정부는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해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동안 약 10조원의 예산을 투입, 농작업 기계화 및 시설 현대화, 품종개발 및 보급, 주산단지 조성 등 생산기반 정비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또 DDA·FTA 등 대내외 여건변화를 반영한 현실성 있는 목표치 설정을 위해 식량자급률 점검단을 구성, 5년마다 전체적으로 자급률 현황을 재점검하고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실성 있나=식량의 무기화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발표는 의미가 있다는데 농업계는 공감하고 있다. 실제 2010/2011년 러시아·중국·아르헨티나의 가뭄과 호주의 폭우 등의 여파로 세계 곡물생산량은 21억8400만톤으로 전년대비 2.2% 줄어든 반면 곡물 소비량은 22억3400만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명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식량자급률 향상은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매년 경지면적이 줄어드는 등 농업생산기반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발표가 현실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농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농지전용을 통해 사라진 농지면적은 17만8216ha에 달한다. 매년 1만6201ha의 농지가 개발 등의 이유로 사라진 것이다. 농식품부는 10조원의 예산을 투입, 생산기반을 정비해 주요 농산물의 생산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줄어드는 농지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그들의 노력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또 곡물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일부 곡물 수출을 제한하는 등 자국에서 생산한 식량자원을 지키려는 추세가 점차 강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해외에서 생산한 곡물을 국내에 가지고 들어올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2020년 65%인 곡물자주율이 다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농업계가 거듭 요구했던 식량자급률 법제화는 여전히 빠져 있다.
이에 농업계는 쌀 등의 곡물을 주요 식량으로 간주해 국가무역을 통해 얻어진 이익을 국내 농가에 대한 조성금으로 지원할 경우 곡물생산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실제 일본은 94년 제정한 ‘주요 식량의 수급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밀을 주요 식량으로 간주해 국가가 수입밀의 구매와 일본 내 판매를 담당하고 국가무역을 통해 얻어진 이익을 국내 밀 재배농가에 대한 조성금으로 지원해 밀 생산을 확대했다.
또한 1970년 142%였던 국내 경지이용률이 매년 하락하는 만큼 밀과 콩 등 곡물생산이 수지가 맞도록 정부가 보장해줘야 실질적인 경지이용률 및 식량자급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