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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경자유전원칙 규정 존치를 - 농수축산신문
[ 2018-01-19 14:17:55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8516        
링크 #1  
http://www.afl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120 , Hit: 9239

[신년특집기획1]참 좋은 미래 農 ①農者天下之大本 - 전문가 제언

정영일 이사장 "경자유전원칙 규정 존치를"
우리사회가 나가야할 방향…자작농·가족농 '내실화'
김창길 원장 "농업가치 급변…시대상 반영을"
환경보전·전통문화 계승 역할 법·제도로 뒷받침해야

 

# [전문가 제언1] 정영일 농정연구센터 이사장

▲ 정영일 농정연구센터 이사장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에 담긴 5년 단임 대통령중심제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논의에서 시작된 개헌 움직임이 올 1월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의 발족 이후 구체화되고 있다. 권력구조개편에 대한 정치권의 합의만 이뤄진다면 내년 5월 개헌안의 국회 의결을 거쳐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에 부치는 일정이 예정되고 있다.

농업·농촌 관련, 현행 헌법은 농지의 경자유전원칙(121조)과 아울러 농어업·농어촌의 보호·육성을 위한 개발계획 수립, 농수산물 가격안정 도모, 농어업인 자조조직의 육성 등(123조)을 규정하고 있다. 국회개헌특위에서는 경자유전원칙 폐지 여부가 재정·경제분야 의제의 하나로 포함됐으며 농업계에서는 농업의 공익적 가치 반영을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여기에서는 지난 30년간 우리 농업·농촌의 급속한 변화와 선진국의 최근 동향에 비춰 몇 가지 핵심이슈에 관한 필자의 소견을 제시해두고자 한다.

먼저 경자유전원칙의 규정은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 비록 관련 법령의 미흡으로 헌법 규정과 현실의 괴리가 크지만 우리 사회가 지향해 가야 할 방향은 자작농과 가족농의 내실화이지 소유 규제의 철폐가 아니기 때문이다. 소유권 행사가 거의 절대적이며 토지공개념 의식이 취약한 우리 현실에서 경자유전원칙이 폐지되는 경우 뒤따를 공공연한 농지투기와 농업기반 위축은 농업·농촌의 전면적 해체와 국민생활기반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 너무나 분명히 예견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구밀도가 높고 국토의 계획적인 이용이 이뤄지고 있는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예외 없이 농지의 소유 내지 이용규제가 매우 중요한 정책수단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으로 ‘농업의 공익적 기능’ 개념은 우리 농촌사회의 구조변화와 선진제국의 정책전환추세에 비춰 “국가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이 증진되도록 지원하며 공익적 기능과 그에 대한 지원 요건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으로 명시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총인구 중 농촌인구의 비중은 크게 감소하지 않는데 비해 농촌인구 중 농가인구의 비중은 급속히 줄고 있고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의 비중은 반감하고 있으며 특히 쌀소득의 비중은 10%수준까지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농촌구조 변화를 일찍 경험한 유럽연합(EU)의 공동농업정책(CAP)에서는 2000년대 들어 농업생산과 연계된 직불제 대신 농가단위직불제로 농업정책을 개편하는 동시에 기반시설 투자, 농촌환경개선 지원, 조건불리지역 지원, 생산자조직 육성, 유기농과 동물복지 지원 등 지역개발을 중심으로 한 농촌정책의 비중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농업생산과 결합된 공익적 기능뿐 아니라 국민들의 농촌공간, 전통문화, 자연환경에 대한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농정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접근을 통해서만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농업근본주의’ 주장과 농업투자무용론 간의 극한대립을 벗어나 농업인·농촌주민·도시민을 아우르는 ‘국민의 농업·농촌 가꾸기’를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각각 다른 간판 아래 활동해 자칫 엇박자로 비칠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한 농업계의 공동연대 구성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헌법반영 운동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농업계의 공동연대 형성을 토대로 하는 소비자단체, 산업계, 여러 분야의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 영역을 포함한 비정부기구 등 폭넓은 경제사회주체들의 참여와 협력네트웍의 확대노력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전문가 제언2]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 김창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우리에게 공기와 물처럼 고맙고 소중한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에게 다양하고 풍성한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는 농업과 그 터전이 되는 농촌이다. 농업은 오랫동안 우리 산업의 근간이었고, 농촌은 우리의 고향이자 쉼터였다.

산업화가 급격하게 추진되면서 돈벌이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많은 이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동해 우리나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대부분의 세대는 여행이나 미디어를 통해 농업과 농촌을 접하는 시대가 됐다. 이제 농사와 농촌은 우리의 가슴과 머릿속에 추억 사진으로 남아 서서히 잊혀져가고 있다.

우리 농업과 농촌은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함께 국제적인 농업환경이 급변하면서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시장개방이 진행되면서 우리 농업은 일대 변혁기를 맞아 다양한 정책을 펴고 농업인들도 몸부림쳤다. 이러런 노력으로 농업과 농촌은 국민들에게 사시사철 품질 좋은 농산물을 공급하고, 쉼터·일터·삶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우리 농업은 장기 성장 정체에 빠져 있고, 농촌은 인력의 고령화와 공동화로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가축질병과 식품안전, 농촌으로 확산되고 있는 난개발 등 산적한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아 걱정이다.

우리가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풍족한 먹을거리 생산이 농업과 농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들의 기대가 커져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는 공급은 물론이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환경보전, 안락한 휴식과 관광, 전통문화 계승,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 등 다양한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가 법과 제도, 정책으로써 뒷받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6월 지방선거 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국민과 함께하는 개헌’이란 주제로 ‘헌법 개정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했다. 또한 각 분야별로 개헌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주요 논의는 기본권 보장 강화, 권력구조 즉 정부형태의 개편, 지방분권 강화 등 세 가지 사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농업·농촌 관련 논의는 헌법 제121조에 명시된 농사를 짓는 사람만이 농지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경자유전의 원칙’의 폐지 여부에 국한돼 농업·농촌·먹거리와 관련한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포함하고 있지 못해 아쉽다. 따라서 개헌 논의가 농업·농촌과 관련된 범위로 확대되고 미래 농업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농업·농촌의 역할과 가치에 대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헌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장이 돼야 할 것이다.

스위스 연방헌법 제104조는 4개 항으로 구성돼 1항에서는 농업을 국민을 위한 식량공급 보장, 천연자원의 보존과 농촌지역 경관 유지, 농촌지역의 분산적 인구정착 유지 등으로 규정했다. 2항에서는 토지를 경작하는 농업인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농업의 특수성을 인정해 국가지원의 근거를 마련했고, 3항에서는 농업직불제의 조항을 넣어 농업이 창출하는 다원적 편익을 국가가 보상하도록 했다. 그리고 4항에는 농업조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일반 재원은 물론 특별 배정된 농업예산을 투자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스위스는 국토가 좁고 경지면적이 부족한 산악국가로 오랫동안 식량 부족국가였다. 하지만 연방헌법 104조가 스위스 농업과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어 이제는 농가 소득이 도시 근로자의 가계소득과 큰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식량자급률도 60%로 수준이다. 더불어 농업을 통해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로 각국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헌법은 국가 운영의 기본철학과 원칙을 규정한 최상위 규범이다. 국가 공동체의 존재 형태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지켜야 할 기본 권리 및 최고 도덕규범에 대한 국민적 합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1987년 9차 개헌으로 탄생한 현재의 헌법은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30년 동안 급격하게 변했기 때문에 시대상을 반영한 농업·농촌의 다양한 역할이 담겨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일고 있다. 특히 1996년에 국민투표를 거쳐 제정된 스위스 연방헌법의 사례를 참고해 국민들이 농업의 중요성을 이해하도록 돕고, 농업 지원의 정당성을 부여하려면 공익적 가치와 기능을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농업계 전반의 정서이다.

향후 헌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농업과 농촌의 국가·사회에 대한 역할과 기능, 국가 지원의 의무와 철학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그래서 농업과 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이 더 많이 창출돼야 하고 국민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보다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업은 국민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농촌은 국민들이 찾고 싶은 쉼터·일터·삶터가 되는 우리 농업·농촌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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