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존과 기본권을 위해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정부는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과 안정적 식량수급체계 구축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식량자급률 목표치 달성에 연달아 실패하면서 식량안보가 위협받고 있다. 식량자급률은 2015년 50.2%로 목표치인 57%에 미달한 데 이어 2016년에도 50.9%에 그쳤다. 2017년 목표치 57% 달성은 요원해지고 있다.
이는 목표 달성을 위한 대책들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탓이 크다. 정부가 밀·조사료·녹비작물 등의 재배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실제 면적은 목표치에 크게 못미쳤다. 자급률 제고의 기반인 농지 확보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업진흥지역 정비계획에 따라 진흥지역마저 잇따라 해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식량자급률 목표치가 법제화돼 있지 않다보니 강제성이 없다. 구체적인 재정지원 계획이 없다는 점도 부진의 이유다.
농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도 원인이다. 자급률과 소비가 엇갈리는 품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려는 구상까지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농지감소 등 변화된 여건을 반영해 2022년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기존보다 낮춰 재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뜩이나 ‘있으나 마나’ 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식량자급률 목표치인데 이 마저도 낮춘다면 식량자급률 제고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목표 달성을 위한 실천방안과 재정 지원계획이 수립돼야 한다. 이미 국회에는 식량자급률을 법제화하고 정부 지원을 명시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목표치 설정에 정책실명제를 도입, 정책담당자의 책임감을 높이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생산 측면에서는 콩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작물의 자급률을 높이고, 소비 측면에서는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 기후변화, 국제 곡물가격 변동 등 외부요인에 대한 대응체계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