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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건 알지만 추가세금은 싫어
우리가 농업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식량이 대체재가 없는 생명자원’이기 때문이다.
농업을 경시하는 선진국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식량자급률만 봐도 오스트레일리아가 416%, 프랑스 203%, 미국 172%, 영국·독일은 106%에 달한다.
독일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농업, 우리는 삶을 위해서 그것이 필요하다〉라는 홍보용 책자를 발간하고, 국민들에게 농업을 지켜야 하는 이유 10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농업은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불과하지만 연관산업을 보면 몇배나 더 큰 산업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농업은 국민산업의 기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프랑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경험한 극심한 식량난을 계기로 식량안보에 가치를 부여하고 자국농업의 보호·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프랑스 국민들은 ‘효율성’이라는 세속적 기준으로 농업 가치를 평가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농업을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유지하는 데 쓰이는 농업보조금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의 연간 농업보조금은 220억달러(23조3,000여억원)로 전체 농업예산에서 25.1%를 차지하고 있다. 농업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이 15.5%인 가운데 유럽연합(EU) 22.3%, 미국은 14.6%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농업의 가치는 국가경제 발전과 반비례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했지만 농업은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6.7%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농업생산액 대비 농업보조금 비중 역시 4.6%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가장 낮다.
농업을 홀대한 결과를 우리는 필리핀과 아이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이티는 3모작이 가능한 나라였다. 하지만 세계화 바람을 타고 값싼 미국쌀이 밀려오면서 농민들은 농촌을 떠났고 농업은 붕괴됐다. 아이티 국민들은 현재 진흙으로 쿠키를 만들어 먹는 비참한 신세가 됐다.
아이티는 극단적인 사례다. 하지만 선진국들이 농업을 식량주권의 보루, 생명산업으로 평가하고 보호·육성하려는 이유는 충분히 찾아볼 수 있다.
2007년 이후 일상화되고 있는 세계 식량위기는 ‘없으면 외국에서 사다 먹으면 된다’는 농업경시론이 팽배한 우리 정부에 ‘농업의 가치를 더 이상 무시하지 말라’고 던지는 경고다.
‘농업을 왜 지켜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나와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본지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지금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 농업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오영채 기자 karisma@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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