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조사료 수급에 또 빨간불이 들어온 모양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9월 조사료 자급률 개선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 만에 현장 수급상황은 되레 악화한 것이다. 국내 연간 조사료 수요량은 570만t 내외다. 올해 자급률 목표인 83%를 달성하려면 적어도 470만t은 국내에서 조달해야 한다. 축산업계는 올초 정부가 쌀 생산조정제를 시행해 1만5000㏊의 논에 벼 대신 사료작물을 심으면 20만t의 조사료가 추가로 확보돼 어느 정도 수급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생산조정제에 따른 조사료 재배면적이 계획보다 4000㏊가량 밑돈 데다 폭염 등 이상기후로 여름철 조사료 수확량마저 예년보다 20%가량 줄었다. 게다가 올해 볏짚 수거량도 지난해보다 적어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조사료 수급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반면 9월 기준 소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때보다 1만마리나 늘어 조사료 수요량도 그만큼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이에 따라 25일 올해 조사료 수입 쿼터 가운데 배정을 유보했던 17만t가량을 긴급배정하는 조치를 취했다.
국내 조사료 수급 불균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농식품부가 9월 조사료 자급률 제고대책을 내놓은 것도 매년 조사료 수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2016년에도 조사료 자급률 제고대책을 통해 2015년 81%인 자급률을 2017년 85%로 높이겠다고 한 바 있다. 지난해 목표 달성은 실패한 셈이며, 올해도 자급률 목표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이 절실하다. 그런데 겨울철 이모작으로 재배할 수 있는 답리작(논 뒷그루) 재배면적 가운데 조사료 재배에 활용되는 면적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5년 농지법 개정으로 사료작물 이모작을 위해 8개월 이내에서 자경농지를 임대하는 것은 허용됐으나 농지 양도소득세 감면요건인 ‘자경’은 여전히 인정되지 않는 탓이다. 조사료 생산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얽힌 제도부터 정비하는 게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