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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문제 해법은 시장왜곡 줄이는 데서 찾아야 - 농민신문
[ 2018-12-04 15:21:50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8501        
링크 #1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WE/name/302868/view , Hit: 9230

[정영일 칼럼] 쌀문제 해법은 시장왜곡 줄이는 데서 찾아야


쌀 목표가격 논의에만 몰두해선 농가소득 보전·수급안정 어려워

 

2018~2022년산 쌀에 적용할 목표가격 논의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다만 목표가격 논의가 쌀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어 지금까지 반복돼온 악순환을 증폭시키게 되지 않을지 적잖은 우려를 낳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현행 쌀 직불제가 정책목표인 농가소득 보전을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시장가격을 크게 웃도는 목표가격 책정이 구조적인 공급과잉을 가져와 갖가지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인 쌀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은 게 사실이다. 쌀이 농업생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기준 13.4%까지 크게 떨어졌다. 최근 농가소득 가운데 쌀소득의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한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이같은 쌀산업의 위상 저하는 국민소득 수준 향상에 따른 식생활 패턴의 변화로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60㎏ 남짓까지 급감한 데서 비롯됐다.

쌀농가간 양극화도 심각하다. 쌀 재배농가의 규모별 분포를 보면 2017년 기준 3㏊ 이상을 재배하는 농가는 전체의 6.7%로, 이들이 전체 재배면적의 38.1%를 차지한다. 반면 0.5㏊ 미만을 재배하는 농가는 전체의 절반가량인 46.3%로, 이들이 전체 재배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9%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위 10%의 쌀농가가 직불금의 46%를 받을 만큼 농가계층간 형평성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쌀 수급 추이를 보자. 2000년 이후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만성적으로 지속해왔다. 초과 공급규모는 2005년 이후 연간 약 50만t에 이른다. 이같은 구조적 공급과잉에 대처하는 정책수단으로 식생활 개선운동, 저소득층에 대한 무상급식 제공, 쌀 가공식품 개발 등 다양한 쌀 소비촉진운동을 벌였다. 하지만 쌀 소비감소 추세를 둔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생산을 줄이고자 생산조정제와 시장격리 조치도 동원됐다. 지금까지 2003~2005년, 2011~2013년, 2018년(2019년 예정) 등 세차례에 걸쳐 간헐적으로 시행된 생산조정제는 감산 효과가 미미했다. 농가의 호응이 낮아 면적감축계획 대비 매우 저조한 실적에 머무르고 말았다. 우리는 자유시장경제 아래서 특정 품목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물량개입 정책이 낳는 부작용을 알고 있다. 정부 개입이 낳는 시장왜곡 효과와 그에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해 냉정하게 인식해야 한다.

또 시장공급 물량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 혹은 대행기관이 일정 물량을 매입, 정부양곡창고에 장기보관하는 방식의 시장격리 조치가 2008년 이후 자주 시행돼왔다. 연도별 시장격리 물량의 추이를 보면 2009년산이 56만6000t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사례를 보면 적게는 2014년산 24만t부터 많게는 2017년산 37만t에 이르기까지 연례행사가 되고 있다. 문제는 시장격리 조치에 따른 재정부담이 적지 않아 농업재정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구조적 과잉공급 아래 시장에서 격리된 물량은 거의 식량용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매입원가의 20% 수준에서 가공용·주정용·사료용 등으로 처분되기 때문이다.

목표가격이 얼마가 될지에만 몰두하는 논의 구조로는 농가소득 보전이나 쌀 수급균형 달성이라는 본래의 정책의도에 기여하기 어렵다. 이젠 특정 품목의 생산과 연계된 정책 지원을 통해 시장왜곡을 초래하는 낡은 정책수단을 과감하게 폐기해야 할 때다. 쌀 목표가격 논의는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증진시키고 농가규모와 상관없이 농업을 주업으로 하는 농가의 경영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중지를 모아야 한다.

정영일 (농정연구센터 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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