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대북 쌀 지원 찬반양론…양측에 미치는 영향은?
전문가들 “北, 136만t 부족…식량사정 개선 위한 지원 절실
쌀 40만t 지원 땐 우리나라 연간 양곡관리비 1493억 절감
재고량 적정 수준 유지에도 큰 도움…식량 매개로 대화 물꼬”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을 둘러싸고 여러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 정권은 잘못됐지만 그렇다고 해서 죄 없는 민간인들이 배고픈 고통을 당해서는 안된다’며 인도적 식량지원에 찬성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서 도발하는 마당에 식량지원이 웬 말이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찬반양론에도 불구하고 대북 식량지원은 북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당연히 식량사정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현재 매우 심각한 식량부족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북한 현지조사를 토대로 이달 3일 발표한 ‘북한의 식량실태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사정은 최근 10년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며, 긴급한 식량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외부로부터 136만t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올 1월부터 공공배급시스템(PDS)을 통한 배급량이 1인당 하루 380g에서 300g으로 축소됐고, 7~9월에는 더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한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1010만명이 식량불안에 처해 긴급 식량지원을 필요로 하는 상태로 추정된다며, 즉각적이고 적절한 인도주의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북 식량지원은 우리나라에도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양곡 관리비용이 절감된다. 양곡은 특성상 가지고만 있어도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보관비에서부터 보험료·훈증소독비·금융비 등의 직접비용과 양곡의 가치하락에 따른 간접비용으로 쌀 10만t당 연간 373억3100만원이 들어간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이다.
쌀 40만t을 북한으로 보낸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 1년에 1493억24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물론 대북 식량지원은 국내 쌀을 직접 보내는 방식이 될 수도 있고 국제기구를 통한 공여방식이 될 수도 있다.
정부의 쌀 재고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FAO가 권고하는 우리나라의 적정 재고는 70만~80만t이다. 3월말 기준 정부가 보유한 쌀은 131만t이다. 적정 재고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양이다. 그나마 가공용·주정용은 물론 사료용 특별처분을 통해 줄어든 게 이 정도다.
쌀 지원이 남북 농업협력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남북간 농업협력이 활발해지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점이 분명히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옥수수의 경우 우리나라는 매년 900만t 이상을 수입하는데, 이를 값싼 북한산으로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다. 북한의 옥수수 생산량은 연간 200만t 정도이며, 유전자 조작 논란에서도 자유롭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생산량은 2017년 기준 7만3000t에 불과하고, 부족분의 대부분을 외국산 유전자변형(GM) 옥수수로 충당한다.
이밖에 대북 쌀 지원은 ▲수확기 보관창고 부족문제 해소 ▲도정공장 운영 활성화 ▲국내산 산지 쌀값 안정과 같은 부수효과도 얻을 수 있다.
강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식량을 매개로 대화의 물꼬를 트면 더 발전적인 농업·농민 교류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륜 기자 seolyoo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