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수출국들이 식량수출 금지한다면?
“국제곡물시장 붕괴…식량자급률 무의미”
정부는 지난 7월10일 식량안보 차원에서 현재 26.7%인 곡물자급률 목표치를 2020년까지 32%로 높이는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흉작 등으로 식량 수출국들이 식량 수출을 금지한다면, 곡물자급률 상향조정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100%가 안 되는 자급률이기에 식량은 어차피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농업포럼이 22일 aT(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가진 ‘식량자급률 목표치 설정과 실현방안’ 토론회에서는 이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현재 정부의 식량자급률 정책은 국제적으로 곡물 수급이 원활한 상황을 가정한, 안이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곡물 수출국들의 식량 수출금지 등 비상상황을 대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곡물 조달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15일분에 그치고 있는 비축물량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식량자급을 통한 식량주권 확보를 농업계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적 과제로 이슈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환 GS&J 인스티튜트 원장은 “만약 전 세계적으로 곡물파동이 발생해 돈을 갖고도 식량을 사지 못할 때, 또 해외로부터의 곡물 조달 가능성도 낮다면 곡물자급률을 단지 몇% 높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식량정책을 국제 곡물시장이 일시적으로 붕괴됐을 때를 가정해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장은 이를 위해 ▲15일로 돼 있는 비축물량 기준을 일본처럼 3개월로 늘리고 ▲외국에 곡물 조달시스템을 구축해 비상시 식량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부소장은 “현재 우리나라는 국제 곡물메이저에서 400만t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지만 이는 평상시 상황”이라며 “곡물 부족 등의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곡물메이저로부터 식량을 원활히 공급받을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식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곡물자급률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안정적인 곡물 조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영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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