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5월30일 첫 회의를 열고 2020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법정 고시기한이 8월5일이어서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 결정액의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이에 농업계는 최저임금 결정에 농업·농촌의 현실이 반영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6470원이었지만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으로 급격히 올랐다. 2015~2017년 매년 7.1~8.1%였던 인상폭이 2018년 16.4%, 2019년 10.9%로 크게 뛴 것이다. 2년간 인상폭이 29%(1880원)에 달하자 농업계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농축산물값은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떨어지는데 최저임금만 껑충 올라서다.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8350원)을 적용해 월급(월 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174만5150원, 연봉으로는 2094만원이나 된다.
농업계는 농업의 특수성과 생활물가 차이 등을 감안해 농촌·도시간 최저임금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일본은 지역별·업종별 최저임금을 차등해 적용하고 있다. 미국·러시아·브라질·멕시코 등도 지역 여건에 따라 최저임금 수준이 다르다. 농업계는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을 내국인과 차등적용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농가들은 “외국인 근로자는 대부분 한국말이 서툴러 작업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데도 농업인력 확보가 어려워 외국인 근로자를 쓸 수밖에 없는 게 농촌의 현실인데 임금을 내국인과 동일하게 적용해 농가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일본처럼 산업연수생제도를 도입해 외국인 산업연수생에게는 최저임금을 감액해 지급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시간당 최저임금을 연수생에게는 70~80% 적용하는 식이다.
그동안 이같은 요구들이 번번이 무산됐는데, 이를 관철하기 위해선 내년부터라도 최저임금위에 농업계 대표를 참여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매년 최저임금 결정 때마다 농업계의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로 허공에 맴돌 수 있다. 문재인정부의 농정공약인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려면 백마디의 희망적인 말보다 이를 담보할 제도적 장치가 더 시급하다.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농촌현장에서 부작용에 대한 하소연이 높다면 이를 반영하는 것이 정책당국의 진정한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