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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눈] 국산 맥아, 수입 맥아보다 품질이 나쁘다는 오해 
국산 맥아(Malt)가 수입 맥아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맥아의 원료인 맥주보리 품종 개발을 맡았던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자로서 그러한 인식을 바로잡고자 한다.
맥아는 맥주보리를 싹틔워 만든 제품이다. 따라서 맥주보리의 품질이 좋아야 맥아 품질도 좋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선 이를 인식하고 24개 품종의 맥주보리를 개발했다. 이중 주요 재배품종은 <호품> <광맥> <백호> <흑호> <이맥> <다품> <누리맥> 등 7개 품종이며, 연간 생산량은 2만t가량이다.
현재 재배 중인 이들 맥주보리는 모두 엄격한 품질평가를 통과한 품종들이다. 농진청이 개발한 맥주보리가 정식 품종으로 등록되기까지는 싹을 틔우는 발아율이 95% 이상이어야 하고, 구멍 가로·세로가 2.5㎜인 체로 걸렀을 때 낟알이 88% 이상 남아 있어야 한다. 이밖에도 국내 맥주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평가기준을 충족해야 해, 좋은 품질의 맥아를 만들기에 손색없는 수준의 맥주보리만이 농가에 보급된다.
국산 맥주보리로 만든 맥아의 품질이 수입 맥아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는 것은 다음의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국내 맥주 대기업들은 자신들이 사용할 맥아를 고를 때 국산 맥아와 수입 맥아 모두 동일한 품질기준을 적용한다. 알코올 생성을 촉진하는 당이 맥아에서 80.5% 이상 추출될 것, 효소의 활동성을 따지는 효소역가가 250WK(Windisch-Kolbach) 이상일 것 등인데 국산 맥아 역시 이러한 기준들을 능히 충족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수제맥주업체들이 제주, 전남 나주, 전북 순창·고창 등 국내 생산 맥주보리로 직접 만든 맥아의 품질은 어떨까. 연구 결과 2016년 기준 평균 당 추출률 71%, 효소역가 365WK 등 대기업에 크게 뒤지지 않는 품질 수준을 보이고 있었다. 간혹 품질기준에 미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그해 기상여건, 재배방식, 맥아 제조기술의 숙련도 차이 등일 뿐 국산 맥주보리 품종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품질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농협과 대기업에 납품하는 국산 맥주보리 1만3000t 중 불과 3000t가량만이 맥아 제조용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기타 용도로 소진되는 실정이다. 국내 맥주보리 재배면적도 2012년 정부 차원의 맥주보리 수매가 중단된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최근에야 다소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표준 재배기술을 적용해 생산한 국산 맥주보리로 만든 맥아는 수입 맥아와 비교해 품질 차이가 없다. 따라서 맥주보리 재배농가와 국내 맥아 생산자에 대한 지원, 국산 맥아를 일정량 사용하는 맥주회사에 일정 수준의 주세 인하, 국산 맥아와 단가를 맞추기 위한 수입 맥아 단가 상향조정 등의 조치가 수반된다면 국내 맥주 제조회사들도 국산 맥아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오세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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