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급한 식량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
200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식량정상회의는 식량안보를 “모든 사람이 어느 때라도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을 위한 충분하고도 안전하며 영양가 있는 식량을 얻을 물리적·경제적 접근성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따라서 한 국가가 식량안보를 확보하기 위해선 국내 생산기반 확보, 부족한 식량을 사 올 경제력, 언제고 필요한 때에 식량을 구매할 수 있는 국제 곡물시장의 정상적인 가동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의 식량안보는 구조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다. 우선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6.7%로 33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권(27위)을 맴돌고 있다. 주식인 쌀을 자급하면서도 식량자급률은 54.9%에 불과하다. 밀과 식용콩 등 쌀 이외의 곡물자급률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곡물의 해외의존도가 75%에 달한다. 우리의 식량안보가 국제 곡물시장의 동향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정부가 2020년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제시했다. 곡물자급률은 26.7%에서 32%로, 식량자급률은 54.9%에서 60%로 각각 끌어올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자급률 목표를 정하는 것조차 주저했던 정부가 이를 상향조정한 것은 대단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매년 1.2%씩 줄어드는 농지 문제와 자급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밀과 식용콩 등의 증산에 대한 대책 없이 자급률을 높이겠다는 것은 탁상공론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식량안보 관점에서 보면 국제 곡물값 폭등이나 수출 제한·금지 같은 식량위기에 대한 대응시스템은 예나 지금이나 미흡한 상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현재 15일분 비축물량을 일본의 경우처럼 3개월분으로 늘리고 해외 곡물조달시스템을 구축해 비상시 식량을 국내에 차질 없이 들여오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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