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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농산물 안전의 핵심은 잔류농약 줄이기 
농산물 구입 때 ‘안전성’ 가장 중시 농민, 잔류농약 관리에 철저 기해야 농산물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먹거리다. 축산물·수산물과 비교하면 안전 관련 이슈로 소비자의 우려를 사는 경우가 훨씬 적다. 국민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대형 먹거리 관련 사고의 원인이 농산물이었던 사례도 찾기 힘들다. 곡류·채소·과일 등 농산물이 각종 안전 이슈에 상대적으로 덜 연관되는 것은 탄수화물 식품이기 때문이다. 전체 먹거리 안전사고의 90% 이상은 식중독균 등 유해세균이 일으키는데 세균은 대단한 단백질 ‘편식쟁이’다. 세균이 단백질을 선호하기 때문에 고단백 식품인 축산물·수산물이 식중독 등 안전사고와 자주 연루된다.
그렇다고 농산물이 안전 이슈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농산물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유해물질 가운데 첫번째로 꼽히는 것은 잔류농약이다. 2015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생산단계 농산물 안전성 조사 결과를 봐도 잔류농약은 전체 부적합 사유의 79%를 차지했다. 중금속(15%), 기타 유해물질(3%), 방사성 물질(2%), 곰팡이 독소(1%)가 뒤를 이었다.
농약을 일부에선 ‘필수 농자재’라고도 부른다.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데 엄청난 이바지를 해서다. 문제는 병해충을 없애거나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독성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농산물에 남은 농약을 일반 소비자는 식중독균보다 훨씬 두려워한다. 일종의 ‘케모포비아(Chemophobia·화학물질 공포증)’다.
농약·중금속 등 화학물질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뿌리가 깊다. 앞으로 단기간 내에 대중의 부정적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결국 현 소비자의 우려에 맞춰 잔류농약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책이다.
농약은 관리부서와 법규가 복잡하다. 농촌진흥청은 농약관리법에 의거해 농약안전사용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위생법에 근거해 잔류허용기준을 정한다. 만약 농민이 어떤 농약의 안전사용기준을 철저히 준수한다면 해당 농약이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해 부적합 판정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 농민에게 농약안전사용기준을 반드시 지키도록 교육·홍보하는 일이 중요한 까닭이다.
올해부터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가 본격 시행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한반도의 평균기온이 올라 병해충이 증가하고 이를 대처하기 위해 농약 사용량이 함께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PLS의 도입 이유 중 하나다. 외국에선 부적합 농산물이 국내에선 적합 농산물로 수입·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PLS의 배경이다.
지난해부터 농진청과 시·군농업기술센터 등을 중심으로 농민 대상 PLS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고령농이 제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농민 눈높이에 맞춘 교육·홍보를 통해 PLS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농민도 안전문제에 눈을 감으면 소득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예컨대 어떤 농산물이 농약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해 적발됐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 해당 농산물 전체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높아져 판매감소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수행한 2014년 소비자 설문조사에서도 농식품을 살 때 안전성을 우선 고려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특히 채소를 살 때는 안전성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48.1%에 달했다. 품질(24.1%)이나 가격(9.4%)보다 훨씬 높았다. 곡류를 구입할 때도 안전성이 첫번째(28.4%), 품질이 두번째(25.3%) 고려사항이었다. 과일을 살 때만 품질(51.3%)을 안전성(24.6%)보다 중시했다. 결국 농산물 안전성의 핵심은 잔류농약 줄이기다.
박태균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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