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 ‘주요 농작물 생산 변화추이’ 들여다보니
농촌 고령화·인력부족으로 대부분 농작물 재배면적 감소
겉보리, 연평균 5.7%나 줄어 소비감소에 쌀도 1.3%씩 감소
FTA 체결로 작목전환 증가 복숭아, 재배면적 연 1.9%↑
농가소득 높이는 데도 기여 연 총수입 증가율 8.3%
보리류는 모두 감소해 ‘대조’
통계청은 지난 38년(1980~2018년)간 17개 주요 농작물의 재배면적·생산량·총수입 변화양상을 담은 ‘주요 농작물 생산 변화추이’를 7월29일 내놨다. 이 자료에는 농업을 둘러싼 환경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농촌이 고령화됨에 따라 대부분의 농작물 재배면적이 줄었다. 특히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양곡류의 재배면적 감소세가 완연했다. 반면 복숭아와 양파 등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작목전환·소비확대 등으로 재배면적이 늘었다. 복숭아는 연평균 총수입 증가율이 가장 높은 작목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농작물 재배면적 줄어…양곡류 감소세 뚜렷=주요 농작물의 재배면적이 줄었다. 이는 농촌 고령화와 인력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중에서도 양곡류의 재배면적 감소가 눈에 띈다. 겉보리 재배면적은 38년간 연평균 5.7%씩 줄었다. 쌀보리와 맥주보리도 각각 5.1%, 3% 감소했다. 이에 따라 겉보리와 쌀보리·맥주보리의 총생산량도 연평균 각각 6%, 5.6%, 3.2% 줄었다. 쌀 재배면적도 1980년 122만㏊에서 지난해 73만㏊로 연평균 1.3%씩 줄었다. 다만 쌀 생산량은 생산기술 향상과 다수확 품종 개발·보급에 힘입어 연평균 0.2%씩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양곡류의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은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곡류 소비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의 ‘양곡 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80년 우리나라 국민은 1인당 평균 132.4㎏의 쌀을 소비했지만 지난해엔 61㎏만 먹었다. 같은 기간 보리 소비량도 3.59㎏에서 0.11㎏으로 확 줄었다.
국민의 식습관 변화에 따라 주요 김장 재료인 가을무·가을배추·고추·마늘 재배면적도 각각 4.2%, 2%, 3.9%, 0.7%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젊은층이 김치를 잘 먹지 않고 김장을 해 먹는 집도 줄면서 김장채소 재배면적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콩·고구마·봄감자·사과 재배면적도 상대적으로 많이 줄었다.
◆복숭아·양파 등 5개 작목 재배면적 증가=주요 농작물의 재배면적 감소추세가 뚜렷했지만, 양파·복숭아·감귤·포도·배는 이러한 흐름을 비껴갔다. 특히 복숭아 재배면적은 연평균 1.9%나 늘었다. FTA의 영향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FTA로 포도 수입이 늘면서 2015~2016년에는 폐원지원금을 주고 폐원을 유도하기도 했다”며 “폐원한 농가들이 포도보다 일손이 적게 들고 외국에서 수입이 어려운 복숭아로 많이 전환했다”고 말했다. 실제 포도 재배면적은 연평균 1.3% 늘긴 했지만, 2000년을 기준으로 두고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포도 재배면적은 1980년 8000㏊에서 2000년 2만9000㏊로 늘었다가 이후부턴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재배면적은 1만3000㏊였다.
재배면적이 연평균 1.6%씩 증가한 감귤도 FTA의 영향을 받았다. 재배면적이 꾸준히 늘다가 1997년 감귤을 대체할 수 있는 오렌지 수입이 본격화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정부와 제주도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감귤 재배면적은 2010년 이후 2만10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배 역시 38년 동안 재배면적이 연평균 0.3%씩 증가했지만, 2000년 이후만 놓고 보면 농가 고령화에 따른 폐원 증가로 감소세가 뚜렷했다.
◆보리류 제외한 14개 작목 연평균 총수입 증가=38년간 농가소득을 가장 큰 폭으로 늘려준 작목은 복숭아였다. 연평균 총수입 증가율이 8.3%로 집계됐다.
그 뒤를 양파(8.2%)·포도(7.6%)·감귤(6.6%)·배(6.3%)·사과(5.1%)·마늘(4.3%)이 이었다.
연평균 총수입이 감소한 작목은 3개뿐으로, 모두 보리류(쌀보리·겉보리·맥주보리)가 차지했다.
양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