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도시에 다양한 판로처 확보 유대감 강화프로그램 마련도
2012년 전북 완주 용진농협에 최초로 도입된 로컬푸드직매장이 올 10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250곳을 넘어섰다. 정부는 로컬푸드의 사회적 가치에 주목해 로컬푸드직매장 확대는 물론 공공급식 등에 지역농산물을 공급함으로써 현재 4.2% 수준인 로컬푸드의 유통 비중을 2022년 1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로컬푸드는 영세·고령농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제공함으로써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소득창출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뿐만 아니라 도농교류, 소비자 건강증진 등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물류 이동거리 단축과 과대포장 감축 등에 의한 환경보전 효과도 크다.
이러한 로컬푸드를 한단계 더 발전시키려면 선진사례를 참조해 여러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대도시로 로컬푸드시스템을 확산시켜야 한다. 서울 등지에서 소규모 파머스마켓과 새벽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이를 더욱 확대해 보다 많은 농가들에게 판매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미국·유럽 등에선 대도시에도 다양한 형태의 로컬푸드가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에선 50개의 파머스마켓이 공원, 관공서 주차장 등을 활용해 열리고 있다. 출하자 중엔 멀게는 뉴욕과 200㎞ 이상 떨어진 곳의 농가도 있다. 우리는 시·군단위를 로컬푸드의 지역적 범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서구에서는 로컬푸드를 지역적 거리 개념보다 영세소농의 판로확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의 공원·광장·관공서에 파머스마켓을 다수 개설해 영세농가들에게 새로운 판로를 제공해야 한다.
로컬푸드가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려면 그와 연계된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로컬푸드를 구매하는 이유는 가격보다 신선도·맛·안전성·환경보호 등에 있으므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건강증진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주민들과의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농무부(USDA)가 추진하고 있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과일·채소 소비촉진운동에 파머스마켓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뉴욕 파머스마켓은 정부와 협력해 저소득층 고혈압 환자에게 일정금액의 과일과 채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주민들의 건강증진과 연계해 지역에서 생산한 신선한 과일·채소의 소비촉진운동을 추진함으로써 로컬푸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로컬푸드를 음식물쓰레기 저감, 플라스틱 포장 감축과 같은 환경보전프로그램과 적극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로컬푸드와 지역 내 외식산업·유통업체와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물류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최근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로컬푸드·친환경농산물 등을 식재료로 선호하는 외식업체 요리사들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도 로컬푸드직매장·공공급식 확대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에 대한 로컬푸드 공급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공급식이나 외식업체에 로컬푸드를 공급하려면 소규모 로컬푸드유통센터가 필요하다.
미국에선 로컬푸드의 수집·분산·수송·판매 거점으로 푸드허브(Food Hub)라는 물류시설 26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푸드허브는 영세농가가 개별적으로 하기 어려운 유통·외식 업체에 대한 공급을 수행하는 중간유통조직이다. 이들은 지역 내 영세농가로부터 농산물을 수집하거나 가공·포장·저장해 구매처에 공급한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로컬푸드직매장이 지역 내 유통·외식 업체와의 연계를 담당하는 마케팅 조직으로 기능과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로컬푸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참여농민은 물론 매장 관리자의 의식개혁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소비자 만족도와 신뢰도 역시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선 철저한 식품 안전성·신선도 관리, 원산지 관리 등 고객지향적인 운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김동환 (안양대 교수·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