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억700만달러 기록 4년 만에 2배로 성장 ‘성과’
2023년 1억7000만달러 목표
농가의 가공용 쌀 선호도 낮아 제조업체, 원료곡 확보 힘들어
산업 영세…해외홍보도 난항 원료공급 안정화 등 서둘러야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어섰다. 2015년 5000만달러를 돌파한 지 4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정부는 2023년까지 1억7000만달러를 수출하는 것을 다음 목표로 잡았다. 목표달성을 위해 넘어야 할 장애물은 없는지 살펴봤다.
◆쌀 가공식품 수출 1억달러 달성=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이 1억7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2018년(8930만달러)보다 19.8%나 늘면서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6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1610만달러)·베트남(1300만달러)·중국(780만달러) 순이었다. 미국에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식품이, 일본과 베트남에서는 떡볶이가 큰 인기를 끌면서 전체 수출증가를 견인했다.
국내에서 쌀이 만성적인 수급불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쌀 가공식품 수출증가는 쌀 소비확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조상현 한국쌀가공식품협회 부장은 “쌀 가공식품에 활용되는 쌀의 60%가 국산”이라면서 “쌀 가공식품 수출 활성화는 쌀에 대한 수요를 늘린다는 점에서 쌀 수급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실제 식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가정에서 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반면 가공용 쌀 소비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16년 43만7000t에서 2018년 56만8000t으로 30%가량 증가했다.
◆과제는=농식품부는 지난해 6월 ‘제2차 쌀 가공산업 육성 5개년(2019~2023년) 기본계획’을 통해 2023년까지 쌀 가공식품 수출액 1억7000만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쌀 가공식품 수출이 최근 호조세에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목표달성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안정적 원료공급이 선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농식품부는 ‘가공용 쌀 할인공급’ 제도를 통해 국내산 구곡 및 수입 쌀을 식품업체에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가 공급할 수 있는 가공용 쌀의 양은 쌀 재고 적정 수준 유지 등의 이유로 한계가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29만9000t의 가공용 쌀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28만t을 공급할 계획이다. 가공용 쌀 소비량이 매년 증가하는 현실에 발맞추지 못하는 셈이다.
나머지는 쌀 가공식품 제조업체가 농가와 계약재배 등을 통해 확보해야 하는데 가공용 쌀에 대한 농가 선호도가 낮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가공용 품종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재배기술 등에 대한 연구도 식용 쌀보다 부족한 탓이다. 쌀국수 등을 만들어 수출하는 농업회사법인 백제의 김민우 전무이사는 “지난해말 원료곡 확보에 애를 먹었다”며 “정부가 원료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안정화에 힘써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산업이 영세해 제품을 해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대중국 쌀수출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강원 철원 동송농협의 진용화 조합장은 “수출을 위해서는 외국인에게 시식기회를 제공해 제품을 알려야 하는데 지역농협과 영세한 기업들은 그러기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지원을 해주면 수출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판촉비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올해는 ‘쌀 가공식품 수출협의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공동 마케팅 등에 쓸 수 있는 비용을 추가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석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