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식생활 개선·친환경농업 활성화 기반 쌓아야 
21대 국회, 이것만은! (10)끝 올바른 먹거리 지원 식비지출 여력 없는 취약계층 과일·채소류 등 섭취량 부족 선진국서 긍정적 효과 입증된 농식품 바우처사업 확대 필요 친환경농산물 급식 늘리고 푸드플랜 법적 근거 마련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말 발표한 5대 농정비전에는 ‘푸드플랜을 통한 안전한 먹거리 제공’이 들어 있다. 푸드플랜은 농산물 생산·소비부터 식생활·영양·안전 등 모든 먹거리분야를 통합관리하는 종합계획을 말한다. 정부가 이같은 먹거리정책에 역점을 두는 것은 먹거리 기본권 보장에 관한 사회적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누리는 삶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21대 국회에서도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먹거리 공급의 문제는=먹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라지만 모든 국민이 ‘잘’ 먹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경제의 고도성장 뒤에는 소득불평등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소득불평등은 취약계층의 열악한 먹거리문제를 낳고 있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16년 중위소득 29% 이하 가구의 1인당 가정 내 식품비 지출액은 전체 평균의 84.2% 수준이었다. 이들 가구의 육류와 우유류·달걀류, 과일류의 지출액은 각각 전체 가구 평균의 73.5%, 71.6%, 78.6%에 불과했다. 특히 과일류와 채소류의 하루 섭취량이 500g 미만인 건강식생활 부족자 비중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열악한 먹거리는 취약계층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영양섭취 부족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합분석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의 에너지 섭취량은 필요추정량의 81.4%에 그쳤다. 칼슘 섭취량 역시 권장량의 55.5%, 비타민A·리보플래빈·비타민C 등 영양소의 섭취 수준은 80% 안팎이었다.
이처럼 취약계층에 대한 좋은 먹거리 공급이 절실한 반면 건강하게 키운 국산 농산물의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포기 결정을 내리면서 수입 농산물 관세감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등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
◆농식품 바우처사업 전면 도입을=정부가 취약계층의 식생활 개선과 국산 농산물 소비촉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농식품 바우처사업’이다. 취약계층에게 국산 농산물과 맞바꿀 수 있는 카드를 지급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당초 정부안에 60억원으로 책정됐던 사업예산이 예산당국에 의해 35억원으로 깎이면서 올해는 시범실시에 그치게 됐다.
정부는 차츰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WTO 개도국 지위포기 대책으로 농식품 바우처사업을 촉구해왔던 농업계는 아쉽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총선 농정공약 요구사항으로 “취약계층의 식생활·건강증진과 국산 농산물 수요 확대를 위해 농식품 바우처를 본사업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계가 농식품 바우처사업에 중점을 두는 것은 이미 다른 선진국에서의 시행을 통해 제도의 효과가 검증됐기 때문이다. 임정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미국·유럽연합(EU)은 오래전부터 농식품 바우처사업 같은 취약계층 농식품지원제도를 통해 식품접근성과 영양불균형 개선, 농산물 소비촉진 등의 성과를 이뤘다”며 “우리도 취약계층에 대한 농식품 현물 지원을 중심으로 관련 예산을 늘리고 식생활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가 친환경먹거리 지원 확대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친환경농업은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농업의 공익적 가치 확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친환경농산물 인증실적은 답보상태다. 이와 관련, 농업계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공급사업, 친환경농산물 공공급식 등을 확대해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함으로써 정체된 친환경농업의 활로가 뚫리길 바라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먹거리정책사업들이 통합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푸드플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 역시 국민 건강과 먹거리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회가 고려해야 할 과제다.
하지혜 기자 hybr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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