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량자급, 안보차원에서 접근해야
이번 추석을 지내면서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에 한숨지은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세계를 보더라도 농산물 생산국인 중국 인도 같은 인구대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농산물 수요는 급증했으나 도시화와 사막화,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로 공급이 따르지 못하면서 가격 폭등이 심각한 정치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최근 세계은행도 지구촌 식량파동을 경고했다. 현재 세계경제는 주요 곡물의 재고가 너무 적어 식량 공급과 가격 파동의 코앞에 선 형국이라는 것이다. 이는 곡물자급률이 26%대인 우리의 식량안보 현실에 대한 무시무시한 충고와도 같다.
올해 초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결과도 섬뜩하다. G20은 회의 후 공동성명에서 식량·원자재값 급등이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을 멈추게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도 지난해부터 식량위기를 잇달아 경고해 왔다.
쌀산업 위축이 걱정스럽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2010년 농림업 생산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쌀 생산액은 6조7,874억원으로 전체 농림업 총생산액의 15.5%를 차지했다고 한다. 이는 2009년 8조6,800억원에 비해 1년 만에 무려 1조8,926억원(21.8%)이 줄어든 셈이다. 인간이 생명줄을 놓지 않는 한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먹을 것부터 챙기는 것은 본능이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굳건한 식량안보는 국방보다 더 소중한 국가와 공동체의 ‘안전판’이라고 한다.
‘먹는 것(食)이 국방(兵)보다 중요하다’고 한 공자의 말은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진리다.
국가식량조달시스템 구축에 이기주의가 고개를 들고, 해외농장 개발과 유통망 구축 등 나라 밖만 바라보는 논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식량안보는 ‘안전한 식량의 안정적 확보’가 핵심이다. 그런 만큼 식량의 국내 생산 극대화와 비축이 우선돼야 한다. 식량안보 논의 결과가 공기업에 ‘해외 일감’ 하나 더 얹어 주는 식이 돼서는 곤란하다.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유휴농지 개발과 곡물간 자급률 불균형 개선 등을 통해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것이다. 공기업과 민간의 해외 식량자원 개발지원은 그 다음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식량안보는 식량자급률 제고가 요체다. 정부는 식량을 자원 및 안보차원에서 접근, 다각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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