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사태 , ‘식량안보’ 경각심 높이는 계기로 베트남 등 곡물 수출중단 잇따라 식량자급률 법제화 등 대책 필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제적인 식량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연간 50만t의 쌀을 수출하는 캄보디아가 5일부터 쌀 수출을 금지했다.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3월24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고, 러시아도 3월20일부터 열흘 동안 모든 종류의 곡물 수출을 임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카자흐스탄은 밀가루·메밀·채소 등의 수출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적인 경제불황에 이어 식량수급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식량문제는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다. 쌀·보리·콩·밀·옥수수 등의 국내 식량자급률(사료용 제외)은 1970년 86.2%였지만 2018년 현재는 46.7%로 추락했다. 사료용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더욱 심각해 21.7%에 그친다. 게다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20 농업전망’에서 2029년 국내 식량자급률이 42.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쌀은 관세화 유예에 이어 513%의 고율관세 덕에 자급률이 100% 내외를 유지하지만, 이도 안심할 수 없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태풍·가뭄 등이 더욱 심해지고, 쌀 생산 기반인 논 면적도 갈수록 감소해 문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논 면적은 83만㏊로 8년 전인 2010년 98만4000㏊보다 15.7%(15만4000㏊)나 감소했다. 쌀이 현재는 부족함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상이변이나 경작지 부족 등의 문제로 위태로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어떤 이는 쌀이 부족하면 값싼 외국산을 수입해 먹으면 된다고 말하지만 이는 근시안적인 생각이다. 식량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여서 비상시엔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어서다. 심지어는 각국의 공급통제로 수입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식량안보’는 이같은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일본에선 3월25일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코로나19) 감염 폭발’의 위험이 중대 국면에 이르렀다는 발표를 한 뒤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쌀 사재기’가 벌어졌다고 한다. 비상시 식량안보는 결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쌀은 우리의 주식이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식량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식량자급률 법제화 등 구체적인 식량자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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