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경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코로나19 사태는 경제 각 분야에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다. 농식품 유통분야에서도 온라인 유통이 언택트(Untact·비대면) 유통채널로 급성장세를 보이는 등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유통매장 방문을 자제한 대신 온라인 유통업체 이용을 확대한 결과다.
비대면 채널 대두…소비자 힘 커져
품질관리 강화·운영 시스템 개혁을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온라인 유통 매출은 급신장하고 있었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하고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편리함과 유통비용 절감을 통한 낮은 가격 등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한 덕이다.
온라인 유통이 더욱 확대될수록 농식품 소비구조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에서는 신뢰성 높은 상품이 잘 팔린다. 따라서 상품의 규격화·표준화와 더불어 품질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단순한 원물보다는 미리 조리되거나 반가공된 간편한 농식품의 판매가 확대될 것이다. 이러한 유통환경의 변화에 대응해 산지 생산자들은 온라인 판매에 적합한 소포장 상품 등을 개발해야 한다. 밀키트 중심의 온라인 판매 확대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유통업체들이 온라인화되고 인공지능(AI) 등 리테일테크로 무장하게 되면 소비자의 선택권과 정보 수집·처리 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이처럼 스마트한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가성비 높은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 소비자 파워가 증대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산지 생산자조직들은 소비자의 구매패턴을 파악하고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전략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온라인 유통이 성장하면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시장지배력 확대에 따른 불공정행위 등이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처럼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막대한 구매력을 바탕으로 산지를 압박하며 다양한 유형의 불공정거래를 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 일부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부당 대금 감액, 부당 반품 등의 불공정행위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해 정부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감독하고, 생산자들도 불공정거래를 당국에 신고하는 등 적극 대처해야 한다.
다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산지 생산자조직과 농협도 온라인 유통을 강화해야 한다. 농협·영농조합법인 등 생산자조직은 농식품에 특화된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거나 전문 온라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수 있다. 온라인 유통은 전문성을 갖고 소비자 기호에 즉각 대응해야 하는 만큼 생산자조직이 자체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데 여러 어려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생산자조직들은 다양한 전문 온라인 유통업체들과 협력해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현재 전통적인 유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농수산물도매시장도 온라인 유통환경에 발맞춰 변화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경직적인 운영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만약 적극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뿐 아니라 영업부진이 심화할 것이다. 우선 온라인 유통에 적합하도록 운영의 효율성과 신축성을 높여야 한다. 경매 이외에 정가·수의매매, 시장도매인 등 다양한 거래 제도를 확대하고, 실물을 보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경매 등의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는 사이버도매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사이버도매시장은 상품거래(상류)와 물류를 분리함으로써 오프라인 도매시장의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도 진행 중인 코로나19 사태는 농식품 유통분야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생산자조직과 농식품 유통 종사자들은 앞으로 닥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생산자·소비자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김동환 (안양대 교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