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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든 음식을 구할 수 있다. 식량난이나 굶주림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나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기만 한다. 그러나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이후 식량난과 식량안보를 걱정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각국이 교역의 문마저 걸어 잠그면서 그 우려는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퓨쳐에코는 코로나19로 인해 드러나기 시작한 식량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식량문제 해결과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철호 이사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1.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식량안보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우려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식량안보 위기론의 원인은 무엇이고, 실제 전망은 어떤가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경제가 마비되는 상황에서 각 나라는 자국의 식량 확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쌀 수출을 중단했고, 캄보디아도 뒤를 이어 쌀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밀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는 한동안 모든 종류의 곡물수출을 일시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으며, 카자흐스탄은 밀가루를 비롯한 주요 식품의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쌀 수매를 사상 최대로 확대해 수출물량이 줄어드는 정도에서 끝나지 않고 세계 곡물시장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2007~2008년에 발생한 세계 곡물가격 폭등과 세계금융위기, 2010년~2011년의 세계 이상기후로 이어진 식량 불안정과 식량전쟁의 기미가 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2. 식량안보에 있어서 자급률만큼 중요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 식량자급률의 현황과 낮은 식량자급률의 원인이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지난 반세기 동안 계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50% 수준이던 곡물자급률이 지난해에는 21%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일본보다도 낮습니다.
쌀이 남아돈다는 잘못된 착시현상에 매몰돼 쌀을 비롯한 국내 식량생산을 줄이는 정책만을 남발해온 결과입니다.
우리나라 농지면적은 2000년의 189만 헥타르에서 2019년에는 158만 헥타르로 줄었고, 논 면적은 같은 기간 115만 헥타르에서 83만 헥타르로 28%나 줄었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의 원칙은 허울뿐이고 소작농이 전체 경지면적의 50%를 넘고 있습니다. 식량생산의 기본이 되는 농지가 이렇게 줄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 없이 계속해서 농지훼손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3. 농촌인구 고령화 및 노동력 문제를 비롯해 최근 기후변화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기후에 예민한 농·어업 및 축산업 등도 갖가지 문제를 앓고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안정적인 식량생산을 위해 산업과 정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기후위기시대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는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기후변화에 견딜 수 있는 종자개발입니다. 생명공학의 발달로 무더위, 추위, 가뭄 등 환경변화에 견디는 품종, 온난화로 인한 새로운 병충해와 잡초에 견디는 품종, 영영가가 높은 품종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비과학적인 반대여론에 의해 유전자변형(GM)이나 유전자편집기술에 의한 생명공학 신품종들이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데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들 신기술들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대국민 홍보 교육을 확대해야 합니다.
4. 재단은 식량안보와 식량낭비를 줄이기 위해 ‘식량낭비줄이기 국민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식량낭비줄이기 국민운동의 간단한 소개와 식량낭비를 줄이기 위한 실천 방안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앞으로 예견되는 세계 식량위기를 국민에게 알리고 이에 대비해 국민 각자가 할 일과 정책 대안을 개발하기 위해 2010년도에 설립된 순수한 민간연구기관입니다. 식량안보에서 농수산 1차산업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식품산업의 식량안보 기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반도 통일과 식량안보를 위해 통일미 120만 톤의 항시비축과 저소득층에 대한 쌀 무상지원을 남한에서부터 먼저 시작할 것을 촉구하고, 쌀이 남아돈다고 생산 줄이기에만 몰두하는 단견에서 탈피해 통일 후 식량수급을 감안한 증산 정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내에 식량자급률을 60%, 식용콩 자급률 50%, 조사료 자급률을 50%로 올릴 수 있는 정책 로드맵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그 성과를 감독하는 가칭 ‘식량안보법’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고있습니다.
이와 함께 재단은 ‘식량자급실천국민운동’을 전개해 식량생산을 늘리고 낭비를 줄이는 범국가적인 노력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식량의 1/3을 먹지 않고 버리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깨닫고 식량의 손실과 낭비를 줄이는 일에 온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식량의 생산, 공급, 가공, 유통, 소비에 관여하는 주요 직능단체장과 학계, 언론, 소비자단체의 대표들로 구성된 36인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각자 ‘식량낭비줄이기 나의 액션’을 적어 SNS에 공유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5. 마지막으로 퓨쳐에코 독자들 에게 한 말씀 바랍니다.
식량안보는 생산 공급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한동안 우리는 필요한 식량을 큰 어려움 없이 무제한 수입해 풍요롭게 먹고 살았지만, 이상기후로 세계적인 흉작이 들거나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의 창궐로 세계 무역질서가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고, 돈이 있어도 구매할 식량이 없는 식량전쟁의 사태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를 대비해 식량을 비축하고 음식을 아끼며 음식을 만들어준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키워야 합니다. 식량은 하루도 거를 수 없는 생명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임호동 기자 ihd3333@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