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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황작물 옥수수의 혁명정신 - 농민신문
[ 2020-08-26 10:02:28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6726        
링크 #1  
https://www.nongmin.com/opinion/OPP/SWE/IMH/325634/view , Hit: 8943

[인문학의 뜰] 구황작물 옥수수의 혁명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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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높고 생명력 강해 줄기·잎·열매 모두 활용 가능

인류 식량부족 극복에 기여

기후온난화 시대 대응 위한 국가 주도 작물 개발 절실

충분한 재배지 확보도 중요
 


농업은 인류 삶의 기본이다. 먹는 문제를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농업은 농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신석기시대부터 18세기 산업혁명기까지 핵심 산업이었다.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농업의 위상이 날로 줄어들었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다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후온난화로 농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 전역에서 예측할 수 없는 가뭄과 홍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후온난화는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어렵게 만든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기존의 식물도 기후온난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기후온난화는 재해의 일상화를 만든다. 따라서 앞으로 인류가 해결해야 할 것은 재해에 대한 정책이다. 재해에 대한 정책을 ‘황정(荒政)’이라 부른다. 황정 중 하나가 구황작물의 이용 및 재배다. 구황작물은 어려움에서 구해주는 작물을 의미한다.

중국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다섯째 아들 주숙(1361~1425년)이 쓴 <구황본초(救荒本草)>는 구황작물의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작품이다. 주숙은 하남성 개봉에서 구황작물을 연구한 학자다. 그는 하남성 각지의 야생식물을 자신의 정원에서 재배하면서 특성과 생장을 관찰했다. <구황본초>에서는 414종의 식물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138종은 기존의 자료를 참고한 것이고, 276종은 새롭게 수록한 것이다. 414종 중 나무가 103종, 풀이 311종이다. 나무 중 과일 종류가 23종이고, 풀 중 곡물 종류가 20종, 채소 종류가 46종이다.

< 구황본초>의 중요한 특징은 정밀한 삽화가 함께 수록돼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구황본초>는 현대 식물사에서도 아주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정약용의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와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 간단히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두 작품의 번역본에는 <구황본초>의 저자를 미상(알 수 없음)으로 이해하고 있다.

볏과의 1년생 풀 옥수수는 구황작물 중 가장 혁명적인 곡물이다. 옥수수는 인류가 목숨을 유지하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식물의 학명을 체계화한 스웨덴의 식물학자 린네가 붙인 옥수수의 학명(Zea mays L.)에는 원산지 표기가 없지만 대체로 멕시코로 알려졌다. 그래서 멕시코에서는 옥수수를 신으로 모시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옥수수의 명칭은 ‘옥촉서(玉蜀黍)’의 중국 발음이다. 옥수수는 수수에 ‘옥’ 자를 붙여 탄생한 이름이다.

옥수수는 수수와 더불어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중국에서 옥수수를 들여온 시기는 16세기쯤이다. 중국의 경우 옥수수를 의미하는 한자는 100종이 넘을 만큼 많다. 광동에서는 속미(粟米), 대만에서는 번맥(番麥)이라 부른다. 이렇게 이름이 다양한 것은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옥수수의 이름 중 가장 흔한 것은 옥미(玉米)다. 중국에서 옥미를 사용한 최초의 자료는 서광계(1562~1633년)의 <농정전서(農政全書)>다. 우리나라에서는 <승정원일기>를 비롯해 여러 자료에서 ‘직당(稷唐)’으로, 조선 후기 이가환의 <금대시문초(錦帶詩文 )>에서는 ‘번맥’으로 표기했다.

옥수수는 세계의 작물 중 생산성이 아주 높다. 씨앗 한알로 엄청난 양을 수확할 수 있다. 옥수수 재배가 흔한 것은 이 작물이 다른 식물에 비해서 많은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아주 척박한 땅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열매 외에도 줄기와 잎, 열매를 감싸는 수염 등 모든 것을 활용할 수 있으며, 보관도 아주 편리하다. 요즘 도로변에서 옥수수를 삶아서 판매하는 곳을 흔히 볼 수 있다. 필자는 간혹 도로변에서 판매하는 옥수수를 사서 먹기도 하지만, 매년 거래하는 농가에서 구입해 점심으로 먹는다. 한끼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인류는 옥수수를 통해 식량 부족을 극복했다. 지금은 옥수수와 같은 혁명적인 작물을 개발할 시대다. 특히 기후온난화에 맞는 작물의 개발이 절실하다. 작물 연구는 국가 차원에서만 가능하다. 작물 개발에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신품종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다. 앞으로 국가가 신품종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국민은 스스로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신품종 개발은 단순히 농산물의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차원이 아니라 위기의 시대에 먹는 문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최소한의 장치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농토 확보와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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