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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유통기한=소비가능기한?
대형유통업체를 가든 동네 슈퍼마켓에 가든 주르륵 진열된 우유팩을 집어들 때 보통은 맨 앞에 진열된 우유가 아닌 제일 뒤에 있는 제품을 골라드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제일 안쪽에 진열된 제품이 유통기한이 가장 늦게까지 적혀 있는 최근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비자들이 유통기한이 여유 있게 남은 제품을 구입하려고 하는 이유는 신선도의 문제는 물론 유통기한이 지나면 먹지 못하고 버려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식품기술사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식품의 폐기물 발생원인은 기한 내 판매부진이 32%로 가장 크지만 유통업체의 유통기한 임박에 따른 조기반출요구도 21%나 된다. 또 유통기한 후 반품율의 비중은 65%이며 유통기한이 되기 전 미리 반품이 되는 경우 또한 35%다. 그렇다면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정말 모두 버려야 하는 것일까?
지난 5일 aT센터에서 열린 ‘폐기식품 발생현황과 감축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유통기한은 소비가능기한과는 다른 의미이므로 보관이 잘 된 제품은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해서 반드시 폐기해야할 제품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렇게나 방치된 제품이 무조건 상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며 유통기한이 지났다 하더라도 최적의 보관상태만 유지한다면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식품의 폐기율을 줄이고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소비를 도모하기 위해서 다시 논의가 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유통기한’이라는 표시제도의 문제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유통이 가능한 기한인 것인지 먹어도 되는 소비가능기한인 것인지 의미가 애매하게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경우 일본은 소비기한이나 상미기한을 사용하고 미국은 판매유효기 한과 포장일자, 최상품질기한 등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07년부터 통조림이나 잼류, 차류 등에 대해 ‘품질유지기한제도’를 도입해 유통기한과 별도로 사용해 왔으나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품질유지기한제도는 게재된 일자가 지나더라도 일정 품질이 유지되기 때문에 섭취가 가능하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지만 유통기한과 동일하게 인식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유통기한은 ‘섭취가 가능한 기한’이 되어 버렸고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키 위해 좀 더 구체적이며 분명한 표시제도로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지윤희 기자(yoon@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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