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목표만 있고 전략은 없는 ‘한식 세계화’
빈 수레가 요란하다더니 지난 3년간 추진된 한식 세계화가 바로 그 모양이다. 2009년 5월, 한식세계화추진단이 출범하고 이듬해 한식재단이 설립될 때만 해도 우리 농업의 새로운 활로가 열리는 듯한 기대감이 컸었다. 이 무렵 정부는 한식을 2017년까지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 분위기로 보면 우리의 비빔밥·불고기는 물론이고 떡볶이까지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맛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이렇다 할 성과는커녕 출발 당시의 당찬 의욕도 많이 상실돼 가는 분위기다. 한식 세계화사업의 상징처럼 회자됐던 ‘뉴욕 플래그십 한식당’ 프로젝트가 백지화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정부가 초기비용 50억원을 투자하고 관리·운영은 100억원을 투자할 수 있는 민간업체에 맡겨 한식을 고급화하고 품격을 높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투자를 하겠다는 민간업체가 나서지 않아 없던 일이 됐다. 사전에 타당성 검토 등 치밀한 준비가 없었던 탓이다.
비슷한 예로 스타 요리사 양성프로그램, 양념치킨 프랜차이즈 해외 진출 등 즉흥적인 구상은 물론 전시성 행사가 남발되고, 일식집을 운영하던 사람이 한식 세계화에 나서겠다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지금까지 드러난 한식 세계화의 문제점은 목표는 분명하고 가능성도 충분한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방법론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거창한 청사진만 있고 철학도 실천도 없는 계획’이란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식의 세계화는 전투하듯 밀어붙인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는 사업도 아니다. 그래서 실망은 이르다. 지금까지 추진된 한식 세계화의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새로운 각오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전략을 다시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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