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이 지난 식품도 섭취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소비자 중심의 새로운 식품기한 표시제도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2009년 유제품을 시작으로 2011년 면류 및 냉동만두 제품까지 총 11개 품목의 식품에 대한 유통기한 경과 이후의 섭취적정성 연구를 시행한 결과, 부패ㆍ변질되는 시간은 식품에 따라 유통기한 만료 후 2일에서 70일까지 다양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국내 유통 중인 면류 및 냉동만두에 대해 유통기한 만료 후 일반세균수, 대장균 및 대장균수, 곰팡이, 수분함량 등을 측정해 품질변화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냉동만두 제품은 유통기한 만료 후 25일이 지나도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냉동만두의 현행 유통기한은 9개월이다. 제조 후 10개월여가 지나도 섭취 가능하다는 것이다.
면류 중 건면은 유통기한 만료 후 50일까지 섭취 시 문제가 없었다. 다만 생면은 상대적으로 변질 속도가 빨라 9일이 경과하는 시점에서 곰팡이가 검출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다양한 원료가 복합적으로 사용되는 식품은 획일적으로 유통기한을 적용하는 것보다 장기저장 가능한 품목에 대해서는 ‘품질유지기한’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품질변화의 속도가 빨라 부패·변질의 우려가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소비기한(안전유지기한)’ 제도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을 통해 유통기한 경과를 이유로 반품되는 식품 때문에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한국식품산업협회에 따르면 제조ㆍ판매된 식품은 유통기한 경과 등의 이유로 평균 1.8% 가량 반품되고 있다. 이를 2010년 식품 전체 출하액(34조원)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61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식품의 유통기한 표시제도의 개선에 대해 관련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온도 관리를 제대로 한 식품이라면 유통기한이 지났다고 무조건 버리지 말고 맛, 냄새, 색 등 이상 징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섭취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소비자 단체들은 식품이 다양한 유통구조와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기한을 도입할 경우 변질된 상품이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며 소비기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다양한 유통 구조를 가지고 있고, 환경을 갖고 있는데 얼마든지 변질된 그런 상품들이 유통될 가능성이 많이 있어서 소비자들에게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