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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너도나도 해외 농장사업…식량값 상승에 미래형 수익사업 - 매일경제
[ 2012-05-24 17:14:25 ]
글쓴이  
관리자
조회수: 12311        
링크 #1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308040 , Hit: 11598

대기업 너도나도 해외 농장사업…식량값 상승에 미래형 수익사업

러시아 연해주에 위치한 현대중공업의 현대하롤농장 전경.

러시아 연해주의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160㎞ 정도 떨어진 평원지대에 가면 낯익은 이름의 농장이 나온다. ‘현대미하일로프카농장’이다. 여의도 면적의 23배인 6700㏊ 규모를 자랑하는 농장으로, 현대중공업이 연해주 지역에 두 번째로 세운 곳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9년 ‘현대하롤농장(1만㏊)’을 건설했다.


두 농장에선 해마다 1만6000톤 규모의 콩과 옥수수, 밀, 귀리 등을 생산한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를 해외에서 판매하거나 한국으로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식량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종합상사들이 곡물 수출입 사업을 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 얘기. 최근에는 기업들이 아예 해외에서 직접 농장을 만들어 곡물을 생산하는 등 영농사업을 벌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농사에 눈을 돌린 기업은 종합상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오래전부터 쌓아온 곡물 수출입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9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팜오일(야자유) 농장 개발 전문 업체를 인수하고 3만6000㏊ 규모의 농장 개발을 추진 중이다. 쌀농사로 유명한 캄보디아에서도 2만6000㏊ 규모의 농장을 조성 중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측은 내년부터 14만톤 규모의 곡물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해외에서 직접 생산기지를 만들어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모든 과정에서 사업을 한다는 계획이다”라면서 “향후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지에도 농업기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4월 미국 시카고 현지법인인 aT그레인컴퍼니를 세웠다. 삼성물산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진, STX가 공동투자했다.


삼성물산은 aT그레인컴퍼니를 통해 지난해에만 10만톤이 넘는 콩과 옥수수를 국내로 들여왔다. 오는 2015년까지 215만톤 이상의 곡물을 들여올 예정이며, 콩과 옥수수 외에도 밀과 보리 등으로 곡물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LG상사도 지난 2009년 말 인도네시아 팜 농장을 인수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팜오일 생산에 들어간다. STX그룹은 아예 미래 성장산업의 하나로 곡물사업을 추진 중이다. 계열사인 ㈜STX가 유통을 맡고, STX팬오션이 운송을 담당하는 구조다.


STX는 지난 2009년부터 미국 워싱턴주 롱뷰항에 곡물터미널을 건설해 지난 2월 첫 번째 곡물 수출을 선적했고, 7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 밖에 미국 서부에 있는 다른 곡물터미널을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상사, 식량사업 원조



여기에 더해 STX팬오션은 브라질 중부 마투그로수주의 혼도노폴리스에 곡물터미널을 건설하기로 하고 이달 말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TX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이 지역은 브라질의 대표적인 곡창지역으로 브라질 현지 업체와 조인트벤처인 CSTX를 통해 터미널을 건설하게 된다. STX는 여기서 생산되는 콩, 옥수수, 사탕수수 등 주요 곡물의 수출을 맡게 된다.


STX 관계자는 “남미 지역 곡물 물동량의 40% 이상이 2분기에 몰린다”며 “대서양 횡단 항로 벌크운임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앞다퉈 해외 곡물자원 확보전에 뛰어드는 배경은 한국의 낮은 곡물 자급률과 더불어 식량 가격 상승이 맞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6% 안팎에 그친다. 반면 국제 곡물 가격 움직임은 심상치 않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1분기 세계 곡물 가격이 고유가와 악천후 등으로 반등하며 지난해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세계은행이 최근 내놓은 ‘식량 가격 동향’에 따르면 고유가, 미주·유럽 지역의 악천후, 아시아발 수요 상승 등의 여파로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사이에 세계 식량 물가지수가 8% 올랐다. 이는 국제 식량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2월보다는 겨우 6% 낮은 것이다.


곡물 가격 사상 최고치 근접



오일시드(oilseed)로 분류되는 농작물 가격이 치솟으면서 글로벌 식량 위기 공포가 재점화하고 있다. 오일시드는 기름을 짤 수 있는 농작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콩, 옥수수 외에 유채과의 카놀라, 평지씨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5월 인도분 콩값은 1부셸(27.2㎏)당 15.09달러까지 올라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초에 비해 20% 넘게 오른 것이다. 원자재 트레이더들은 “콩값이 16~17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식량 위기 공포가 정점을 찍었던 2008년 7월의 16.63달러였다. 콩값이 급등한 것은 공급은 줄었는데 수요는 늘어서다. 올 초 브라질·아르헨티나·우루과이 등에선 라니냐 현상으로 뜨겁고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며 콩 생산이 급격히 줄었다. 남미 지역이 전체 콩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반면 중국은 올해 1분기 서구화한 식사 습관으로 육류 소비가 늘며 콩 수입을 20% 늘렸다.


다른 오일시드 가격도 마찬가지다. 카놀라 가격은 톤당 665.9캐나다달러로, 역대 최고치인 2008년 7월 수준과 격차가 좁아졌다. 평지씨 가격도 톤당 514유로로, 2008년 최고치에 비해 불과 2% 낮았다.


실제 지난 2007년과 2008년에는 콩과 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식량 위기를 한차례 겪은 바 있다. 당장 심각한 식량 위기가 닥칠 가능성은 낮지만 중장기적으로 먹거리 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높다는 게 애널리스트들 분석이다. 세계은행도 ‘식량 가격 동향’ 보고서에서 “아시아 지역의 식량 수요 증가, 미국과 남미 지역의 기상 악화로 식량 가격이 반등했다”며 “생산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글로벌 식량 가격이 더 높은 수준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자국 내 경지의 3배 달하는 해외 농장 운영



사정이 이렇자 식량 자원을 원료로 쓰는 식품기업들이 원자재 확보 차원에서 해외 농장사업을 서두르는 분위기도 있다.


김윤 삼양그룹 회장은 최근 “전분 등 원료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동남아에서 농장을 하려고 한다. 식품사업에서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구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면서 해외 식량기지 건설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대비해 동남아에서 직접 땅을 사 농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으로 원료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윤 회장은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전분당 원료인 카사바 등을 시험 재배하고 있고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 다른 지역들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양사의 지난해 매출 중 식품 부문은 전체의 52.94%로 절반 이상이다. 화학은 22.21%, 나머지는 무역, 사료 등이 차지했다. 그룹 기반이 식품인 만큼 곡물 수입 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업 영역도 확장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처럼 해외에서 직접 농사를 짓거나 식량 유통에 직접 뛰어드는 사업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미 중국, 일본 등에는 뒤처진 상황이다. 일본은 자국 내 경지면적의 3배에 달하는 1200만㏊의 해외 농지를 확보하고 있다.


중국 또한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농경지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농어업 분야 대외 직접투자는 2005년 1억달러에서 2009년 3억4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중국은 현재 농업 분야에서 ‘싹쓸이’ 수준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의 해외 농업투자는 많이 뒤처져 있다”면서 “식량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낮은 데다 정부의 지원 규모도 작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해외 곡물 자원 개발에 대한 지원이 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라면서 “정부기관과 기업이 협력하거나 컨소시엄을 만들어 공동으로 진출한다면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김병수 기자 bskim@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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