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등 식량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지면서 식량안보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세계 식량가격은 2009년 상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해 FAO(세계식량기구) 식량가격지수가 2008년 수치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월 현재 식량가격지수는 231로 2008년 6월 224를 넘어섰다. 여기다 세계 식량재고량도 현재 19.2%로 FAO 권고재고수준인 17~18% 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2010년 재고율 22.4%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곡물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자연재해로 세계 주요 곡창지역을 중심으로 곡물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국제유가가 2009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농기계, 난방 등 농작물 생산비와 수송비를 상승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EU 등을 중심으로 바이오에너지 사용을 장려하면서 원료곡물인 옥수수, 유지작물, 설탕작물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미국은 가솔린 바이오에탄올 혼합율을 10%에서 15%로 상향조정하고 세제혜택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에서 바이오에탄올에 사용된 옥수수는 USDA(미국농무부) 집계 결과 전체의 35%에 이르는 나타났다. EU 역시 전체 수송에너지 중 바이오에너지 사용량을 2010년 5.75%에서 2020년 1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 신흥 개도국의 육류소비 증가로 사료용 곡물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투기적 수요 증가, 환율 불안정 등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각국은 이에 따라 식량 위기에 대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중이다.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는 곡물의 수출금지 기간을 올 상반기까지 연장했으며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등은 곡물 수출세 또는 수출할당을 실시중이다. 호주는 동계 작물의 생산량 증가 5개년 계획을 수립, 밀과 보리를 각각 200만톤 추가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입 개도국으로 분류되는 필리핀, 인도네시아는 밀 또는 쌀 등에 대해 한시적으로 무관세를 적용키로 했으며 인도는 대부분 곡물수출을 금지시켰고 밀수입은 면세 조치를 취했다. 또 중국은 곡물 수입확대를 위해 캄보디아, 미국 등과 협의?계약을 맺고 있다. 수입 선진국인 일본은 식량자급율 제고를 목적으로 지난 2008년 이후 ‘푸드 액션 니폰’ 추진본부를 설치, 대응하고 있으며 스위스는 비상시 대응을 위해 곡물, 설탕, 쌀, 식용유 등에 대해 기업이 의무 비축을 할 것과 국민들에게 2개월치 식량을 비축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각국이 이처럼 자국의 식량안보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국내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효율적인 해외 조달 시스템 구축과 적정 비축물량 관리 등의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의 식량위기는 농업계로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자급률을 높일 수 있는 국내 조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물론 품질 좋은 곡물을 싸게 공급받을 수 있는 해외 조달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이를 위해 농업의 중요성을 소비자들과 공감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