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또다시 ‘애그플레이션’ 공포(?)가 드리워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이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도 덩달아 오르는 현상이다.
지난 2007년과 2008년에도 국제 곡물가가 치솟으면서 사료값 폭등세로 농업계가 휘청거린 것은 물론 식품가격 상승으로 확산되면서 나라 경제에 치명타를 입혔었다. 2008년 이후 다행히 국제 곡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여론이 다시 주춤해지고 그러면서 우리는 고곡가의 그 ‘무서운 폭풍’을 잠시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곡물가 상승은 지난 2007, 2008년 파동 당시와 달리 전 세계적인 기상이변현상과 바이오에탄올 시장 확대 등 구조적인 문제가 주원인이라는 점에서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올 겨울 우리나라도 유례없는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같은 유례없는 기상이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화두다. 영국과 프랑스는 폭염으로, 발칸반도는 홍수로, 유럽 동구권은 호우 등으로 이 지역 밀과 유지식물 생산이 줄어들었다.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은 홍수로 동부지역은 가뭄으로 밀, 보리, 유지식물의 생산이 감소했다. 러시아 역시 심한 가뭄으로 밀농사를 망치면서 수출을 중단시키는 등 자연재해로 세계 주요 곡창지역의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식량 위기는 이 외에도 바이오에탄올 사용 증가, 부상한 신흥국의 곡물수요 증가 등 다양한 이유들이 더해지면서 앞으로 장기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상여건이 지금보다 더 급격하게 변화할 여지도 남아있다. 국내 시장만 해도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기상이변으로 ‘배추 파동’을 겪는 등 농산물 수급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었다. 국제 곡물 파동 여파는 우리가 이미 겪었던 것처럼 천문학적인 피해를 불러온다.
이제 2008년 이후 잠시 미뤄뒀던(?) ‘식량위기 대책’을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국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물론 해외 조달 시스템을 하루 속히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가까운 일본 등 선진국들이 이미 구축해 놓고 있는 곡물 엘리베이터 시스템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선물거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식량안보 위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는데도 주력해야 한다. 식량위기는 농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