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심한 가뭄으로 미국은 올해 상반기 곡물주산지인 텍사스와 미주리, 플로리다 등 절반 이상의 주를 가뭄 피해지역으로 지정했다. 기상전문가들은 오는 10월까지 가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앞으로 옥수수 생산량 8~15% 감소를 예상했고, 옥수수 가격은 이미 6주 이상 상승 중이다. 이 여파로 옥수수와 대두 등 곡물을 기본 재료로 사용하는 가축사료 가격이 2007년 대비 약 50% 인상됐다. 경제전문지와 세계 증권가에서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보이는 곳이 부쩍 늘었다. 사료 가격 인상과 동시에 육류, 가금류 등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상승해 내년 초부터 국제 곡물가격에 큰 영향을 끼쳐 관련 업종들이 급등세를 나타내는 등 국제 경제시장에 불안정한 정세를 유발하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조제 그라지아노 다 실바 사무총장은 “최근의 식량값 폭등은 분명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작황이 더 악화되면 연내 국제회의를 소집할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기후변화에 따른 식량위기를 대비해 농업이 시작된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작물재배가와 육종가들은 우수한 신품종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과 돌발 병충해 등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면서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안정적인 생산량을 제공할 수 있는 강한 신품종 개발의 필요성이 시급해졌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부터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생명공학작물(GMO작물) 연구를 시작함과 동시에 환경과 인체에 대한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술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으나 아직 재배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쌀을 제외한 주요 곡물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을 만큼 자급률이 낮아 매년 해외에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 나타나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할 부담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
최근 10년간 곡물 시장의 요직을 차지하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은 생명공학작물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생명공학작물기술은 1996년 처음 실용화 된지 15년 만에 경작면적이 87배나 급증했다. 농업생명공학응용을 위한 국제서비스(ISAA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전 세계 생명공학 종자의 시장 가치는 132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 수치는 2011년 전 세계 상업 종자시장 총액인 370억 달러의 36%나 된다. 아프리카에 위치한 케냐도 생명공학작물 기술을 이용해 국민들의 주식 작물인 감자, 바나나, 사탕수수 등의 수확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것은 생명공학 작물이 현대 농업에서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으며, 검증된 작물 기술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생명공학작물기술의 장점보다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높다. 하지만 여론의 부정적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생명공학작물의 비중은 2007년 약 20%에서 2015년 이후에는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며칠 전 BBC뉴스에선 깨끗한 식품을 자랑하는 섬, 아일랜드 정부가 감자 역병에 대한 저항을 가지고 있는 생명공학 감자의 시험 재배를 승인했다는 기사가 보도됐고, 중국과학원 농업정책연구 센터의 연구에선 생명공학 벼가 약 80%의 농약을 절약하며, 6~9%의 증산을 얻을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농업생명공학 기술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방안이 아닌가 한다. 생명공학 작물에 대해 의례 갖고 있는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측면을 검토해 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생명공학 작물을 이용해 지금 우리가 직면해 있는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써 장기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농업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강을 건너기 위해 우리는 뗏목을 사용한다. 변하는 환경과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을 활용해 적절히 사용하는 것은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지혜다. 과거의 문명에서 벗어나지 않고서는 새로운 길을 갈 수 없다.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GMO작물 개발은 단순히 국가적 이익 차원뿐 아니라 인류에게 도움을 주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생명공학을 통해 작게는 이웃을, 크게는 우리의 미래를 인도할 신품종을 개발해 내고, 이것을 실용화 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때다.